Archive for January, 2001

떼제의 기적

Monday, January 1st, 2001

교회 성장이 멈추고 젊은 세대들은 교회를 떠나가고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왜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는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이번 성탄절에 모여 기도하며, 묵상하고 함께 노동하는 것일까? 현대판 크리스마스 기적이라 할 만한 프랑스 떼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프랑스 남부 떼제라는 마을 언덕에 평범한 콘크리트 교회 건물이 세워진 것은 1960년대의 일이었다. 그 첫인상은 주변의 농장 집들과 시골집과 영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 이곳이 바로 떼제 마을이며, 수 천 명의 젊은이들이 유럽 각지에서 크리스마스 기간을 보내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이들은 낡은 버스와 기차를 타고 찾아오거나, 걸어서 오는 경우도 있다. 이곳에서 며칠을 보낸 뒤 젊은이들은 다시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청년 신앙대회에 참여하여 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프랑스 혁명이래 한 번도 상주하는 성직자가 없던 마을 떼제는 지금 서구 사회에서 새로운 그리스도교 신앙의 부흥을 보여주고 있다. 60여 년 전 스위스 개신교 목사의 아들이던 로제 수사가  25살의 나이에 세운 떼제 공동체가 그 힘의 모태이다. 이제 85세의 노인이 된 그는 백발이며 몸도 상당히 쇠약해졌다. 그는 그 동안 교황을 비롯하여, 마더 테레사와 달라이 라마, 그리고 수많은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영적인 교감을 가진 바 있다.

서구 사회의 교회는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여전히 떼제 마을에 매년 찾아들고 있다. 거기서 노래하며 기도하고 묵상하며 노동을 한다. 무슨 연유일까? 로제 수사를 비롯한 100여 명의 형제 수사들도 1959년도부터 젊은이들이 왜 이렇게 모여들고 있는지를 모르겠다며 겸손해한다. 처음에는 한두 사람씩 드문드문 찾아왔다. 그러던 방문이 이제 물결을 이루게 되었다. 현재의 수사들도 그때 찾아온 젊은이들인 경우가 많다.

부활절 기간과 여름 휴가철에는 방문객들로 근처의 모든 지역이 텐트로 뒤덮인다. 이들을 먹일 음식은 과히 성서의 기적과 비견할 만하다. 떼제는 그 자체로 그리스도교의 예배 공동체의 한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그 영향력은 수많은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떼제 공동체를 통해서 새로운 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떼제는 그야말로 봄의 생수를 만드는 공장과 같다. 이미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 채플을 비롯한 수많은 교회와 대성당에서는 떼제 스타일의 예배와 기도가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행해지고 있다. 작은 기도 의자 혹은 방석에 앉아 촛불을 켜고 분명하면서도 계속 반복되는 성가를 부르며 기도하는 이 예배는 새로운 세기 예배의 모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런 성가가 가수 엔야로부터 베네딕트 수도회의 다양한 요소가 섞인 것이라고 평한다. 최근 영국 성공회의 새 기도서인 [Commom Worship]에서도 지난 대림절 기간 동안 떼제 스타일의 성가와 화답송을 소개하여 16,000여 개의 교회가 이를 사용하도록 했다.

로제 수사는 1940년 프랑스 떼제 마을에 정착해서 유대인들과 피난민들을 도왔다. 그리고 이 뜻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게 되면서 규칙을 마련하게 되었고, 이로써 공동체가 성장하게 되었다. 이들은 가구며 장식이 전혀 없는 방에 모여 정교회의 이콘(성화) 앞에서 간단한 기도를 드리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떡을 떼었다. 잠자는 방도 마룻바닥에 침대 하나뿐이었다. 이렇게 떼제 공동체는 시작되었다.

이제 교회는 포스트모던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다. 길게 드리워진 색색의 천이며, 다양한 이콘들이 마련되어 있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함께 기도하는 형제들을 비춘다. 교회 안은 대체로 젊은이들로 꽉 들어찬다. 기도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은 대부분 30대 이하이다. 서구교회가 어떻게 해서든 교회로 끌어들이려 하지만 실패하고 마는 연령대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을 이렇게 끌어들일 수 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신앙을 향한 젊은이들의 열정 말고는 어떤 방법도 없다. 캔터베리 대주교가 약 1천여 명의 순례자들과 함께 떼제를 찾았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로제 수사에게 그 방법을 물었다. 로제 수사는 “여기에는 신앙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방법도 없다. 그리고 이곳에서 어떤 운동을 일으키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리고 어떤 해결책도 이들에게 제공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기서 신앙에 대한 열망을 발견하고, 큰 힘을 얻는다.” 그의 대답은 이것으로 끝이었다.

로제 수사는 여전히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피난민들에 대한 관심은 끊이지 않는다. 에이즈 환자들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그는 이번 크리스마스를 통하여 세상에 들려줄 말에 대하여 “그리스도를 통한 용서와 사랑, 그리고 일치야 말로 모든 종교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전반적으로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추세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되리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안에서 있는 소망이 끝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도 떼제 공동체와 같이 새롭게 젊은이들과 기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세기 최고의 종교개혁자였던 요한 23세는 “매우 겸손하며 단순하게 기도하라”고 말했다. 그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두고 다른 겉치레를 두지 말라고 권고했다. 지금 우리에게 이러한 기도의 태도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미국성공회와 미국루터교회의 일치 결실 맺어

Monday, January 1st, 2001

미국성공회(ECUSA)와 미국루터교회(ELCA)는 지난 1월 6일 주의 공현 대축일에 역사적인 일치의 예배를 공동으로 거행함으로써 실질적인 “완전한 상통관계”(Full Communion)에 들어갔다. “풀 코뮤니온”은 교회 일치 운동에서 교단의 통합 직전의 상태로, 양 교회의 성찬식을 비롯하여 성직자의 완전한 교류를 의미한다. 미국성공회와 미국루터교회의 에큐메니칼 협의 대표들은 지난 1월 5일 워싱턴디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러한 역사적인 일치의 진전을 발표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1월 5일 주의 공현 대축일에 내셔널 대성당에서 3,500여명의 신자들이 참여하여 약 세시간에 걸친 성찬례를 거행하였다. 교계는 물론 유수 일간지의 취재 경쟁도 상당했다.

이번 풀 코뮤니온을 위한 성찬식에는 미국루터교회의 65개 시노드의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으며, 미국성공회 교구 대표들이 거의 모두 참석하여 양 교회의 일치를 축하했다. 참예자 3,500여명이 부르는 성가와 함께, 양 교회의 수좌주교와 감독, 그리고 예전 행렬은 우선 세례대로 이동하였으며, 프랭크 그리스월드 수좌주교는 “주님의 백성이 함께 만나 찬양과 기도를 드리는 이곳에 하느님이 계시니, 주님 안에서 우리가 더욱 풍족한 나눔을 갖길 원합니다”라고 말하고, 모든 참예자들은 “온 교회와 온 나라의 주님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의심치 말고 복음에 대한 신앙을 지켜 주님의 뜻을 실천하게 하소서”라고 노래했다. 이로써 양 교회에서 신학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세례성사에 대한 동의와 함께, 참예자들은 세례 갱신 서약을 함께 하며 “부활하신 그리스도에게로 되돌아가는 세례의 상징”으로 뿌리는 성수를 받으며 공동성찬례를 시작하였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