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July, 2004

덧 없는 깨달음

Tuesday, July 6th, 2004

파블로 네루다 탄생 1백주년을 맞아서, 그 기념 행사가 대단한 모양이다. 독재자 피노체트 아래서 감금되어 죽음을 맞이한 후 자기가 바라는 자리에 묻히지 못했다가, 유언대로 이장된 것은 20년 후의 일이었단다. 어쨌든 그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네루다 메달"을 수여하는데, 한국에서는 역시 "정현종 시인"에게 돌아간단다.

스페인어 시 제목이 난무한 뉴욕타임즈의 네루다 기사를 읽다가, 곧장 한국의 정현종으로 생각이 이어지더니, 10여년 전 대학원 시절 기숙사방 한귀퉁이에 붙여 놓았던 정현종 시인의 시가 생각났다. 뭐 짧은 생각의 경로이긴 하지만… 그 시를 좋아했으니… 아직도 좋아하므로…

깨달음, 덧 없는 깨달음

정현종

부처님
큰 깨달음은 당신의 몫이구요
중생은 그나마도 드문 자질구레한
깨달음으로 징검다리를 삼기에도
어려운 물살입니다
가령 무슨 이념 무슨 주장 무슨
파당 무슨 조직에 앞서는 게
눈앞의 사람 아닙니까
우선 그냥 한 사람의 눈앞에 있습니다
그 이상 중요한 게 어디 있습니까
간단하지 않습니까
하기야 스스로 죽지 않고는 깨달음이 없습니다
있다면 그저 깨달음 놀이지요
제 짐작이요만
迷妄은 생명의 떡이요
꽃 한 송이는
迷妄의 우주니까요.
그러니 부처님
그저 이렇게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살아 있는 한 저는
깨닫지 않겠다구요. 합장.

주님의 기도 Lord’s Prayer by Rimsky-Korsakov

Saturday, July 3rd, 2004

영국 머필드에 있는 성공회 수도회 부활 공동체 The Community of Resurrection 에서 부른 “주님의 기도”를 소개합니다. 러시아 작곡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곡을 바탕으로 한 성음악입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 성찬례에서도 종종 부르고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곡입니다.

슬픈 일이 세상을 덮어 주님의 나라에 대한 희망을 종잡을 수 없을 때, 오히려 그 슬픔의 깊이를 바탕으로 꿈틀거리는 나지막하고 묵직한 희망의 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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