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March, 2005

“시는 말씀이 아니다”

Friday, March 25th, 2005

“시”의 대체말 : 종교 – 신앙 – 신학 – 예전

시는 말씀이 아니다. 말하는 형식이다.
그러므로 장르는 운명이다.
나는 시라는 장르적 특성 안에 편안히 안주한 시들은 싫다.
자기만의 형식이 없고 목소리만 있는 시들도 싫다.
나는 시라는 운명을 벗어나려는,
그러나 한사코 시 안에 있으려는,
그런 시를 쓸 때가 좋았다.
그 팽팽한 형식적 긴장이 나를 시쓰게 했다.
양수막 속에서 튀어나오려는 태아처럼.
자루에 갇힌 고양이처럼.

김혜순 [불쌍한 사랑 기계] 문학과 지성사, 1997

캔터베리 대주교 2005 부활절 메시지

Friday, March 25th, 2005

최근 아일랜드에서 열린 세계성공회 관구장 회의의 문서는 널리 읽히며 토론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 안팎에서 그 문서 가운데 한 문단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관구장 주교들은 유엔(UN)이 정한 새천년 발전 목표들에 대해 투신할 것을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이 가운데는 2015년까지 가난과 기아 문제를 반으로 줄인다는 희망도 담겨져 있습니다. 이 목표들은 또한 HIV/AIDS에 대한 교육과 방지책을 담고 있으며, 거듭 번지고 있는 결핵과 말라리아의 위협을 막아내려는 일에 대한 헌신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more…)

…에게 쓰는 편지

Sunday, March 13th, 2005

“…그래서 나는 지금 당신께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죽었을 때 나는 세상에 안전한 곳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나는 거짓 신들에게 비는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안전한 곳은 없지요. 하지만 쓸쓸함이 있는가 하면 기쁨도 있습니다.
사랑이 있는가 하면 인생에는 위험도 있지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우리에게 단 한번의 기회 밖에 없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이 편지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 나는 이 사랑스럽고도 쓸쓸한 세상 속에서 당신을 찾아 다닐 겁니다.
멋지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는 곳에서,
어느 어두운 벼랑 끝에서,
혹은 작은 호숫가에서,
멀리 아침 안개에 덮인 도시 속에서
나는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서 곧 오세요.”

Sara Maitland, “Dragron Dreams,” Angel Maker: The Short Stories of Sara Maitland, Henry Holt & Co; 1st ed edition, 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