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와 이슬람교의 대화

이슬람과의 대화를 위하여 이집트 카이로 대학에 방문 중인 캔터베리 대주교 로완 윌리암스 박사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하느님의 이름으로 폭력과 불의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이로의 알-아자르 알-샤리프 연구소에서 행한 강연에서 로완 윌리암스 대주교는 “오늘 우리 세계에 닥친 가장 큰 도전은 하느님의 뜻에 충실한 방법으로 이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교는 또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이슬람 신자로, 혹은 유대인으로서 하느님의 평화로운 뜻을 거슬러 행동하는 다른 신앙의 이웃을 목격했을 때에는, 그 이웃에게 한 분이신 하느님의 본성이 어떠한 지를 분명하게 상기시켜 주어야 하며” “우리가 서로를 정의와 공평과 존중으로 대하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 인간을 비하하는 것처럼, 하느님을 비하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우리 자신과 더불어 서로를 보호하고, 우리 가족들, 우리 가운데 있는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지키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복수의 방법을 이용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우리를 향한 비열한 행동을 우리 스스로 답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적들과 같은 방법으로 행동한다면, 우리 역시 그들이 품고 있는 분노와 악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다. 그것은 우리에게 늘 정의와 선함을 요구하시는 살아계신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보여주는데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로완 윌리암스 대주교는 또한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의 관계에 대해서 좀더 넒은 비전을 제시했다. “우리가 가진 차이점들에도 불구하고, 전능하시는 하느님을 향한 우리 믿음의 견지로 이 세계가 인류를 위한 평화와 정의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확신을 함께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는 또 최근 러시아에서 벌어진 유혈 사태를 언급하면서 “러시아에서 일어난 잔인한 사태에 대해서 이슬람 국가들과 많은 이슬람 신자들이 한 목소리로 분명하게 비난했음을 상기하며, “그리스도인과 이슬람 신자들이 자비의 백성으로서, 그리고 희망과 지혜의 백성으로서 함께 이러한 상황에서 함께 대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했다.

특별히 영국의 상황을 예로 들면서, 대주교는 이러한 위협 아래 놓여 있을 때, 모든 신앙 공동체들이 함께 연대하여 행동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슬람 사원이 공격을 받게 될 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슬람 신자들을 적극 도울 것이며, 이슬람 신자들 역시 유대인들의 회당이 공격 받을 때 그들을 도우리라 확신한다. 이슬람 신자들과 유대인들은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이러한 증오와 적대 행위에 대해서 단연히 연대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기꺼운 상호 연대가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기를 위해 기도한다.”

로완 윌리암스 캔터베리 대주교는 9/11 테러 사건 3주기를 맞는 시기에 맞춰 정기적으로 열리는 성공회와 알-아자르 알-샤리프 이슬람의 대화에 참여하여, 양 종교 간의 평화와 화해, 그리고 협력을 촉구했다. 이후 대주교는 이집트의 여러 정치 및 종교 지도자들과 회동하고, 카이로에 위치한 성공회 대성당에서 설교했으며, 그리스도교가 운영하고 있는 병원 정초식에 참석해서 축복했다. (ACNS 2003년 9월 13일)

2 Responses to “성공회와 이슬람교의 대화”

  1. 에소테릭 Says:

    뒤늦게 신부님의 블로그 정독중인 독자입니다.
    종교가 가지는 보수라는 고정된 이미지 때문인지,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에서 기독교가 현명한 목소리를 내고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슬람권으로의 선교 문제도 문화의 다양성 보호 측면에서 비난받는 것이 답답하기도 하고 방향성을 잡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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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r. joo Says:

    에소테릭 / 반갑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무슨 의견을 주시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차차 알게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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