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다시 오월이 오고, 한국날짜로는 오늘, 그리고 여기로는 내일이 다시 5.18 이다. 지난 25년은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이고, 절대 시간 속에서 오늘의 5월 18일은 25년 전의 오늘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러나 인간의 삶 속에서 그런 절대적인 추상의 시간이 존재할까? 그렇다면 올해도 여지없이 바다건너서 접하는 이 간단한 세 자리 숫자의 전율을 어떻게 설명할까?

종종 워드프로세서는 제 잘난 맛에,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에 대한 기억을 재현하는 성찬례의 핵심적 설명어인 “아남네시스”(anamnesis)를 “망각증”(amnesia)으로 교정할 것을 친절하게 권하기도 한다. 우리 역시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그런 통렬한 기억에 대한 망각을 권유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년에 5.18에 대한 이런 상념을 걸어 두었었다. 오늘 역시 빼지도 더하지도 않을 생각들이다.

아직 국립묘지가 된 이후의 망월동은 가보질 못했다. 붉은 흙이 도드라진 불온의 땅이었을 적에만 울며불며 그리고 전쟁치르듯이 가야 했던 그 망월동은 이제 내게 어떻게 다가올까. 2년 반만에 돌아가는 6월의 짧은 귀국길에는 꼭 다녀와야겠다.

One Response to “5.18…”

  1. via media 주낙현 신부의 성공회 이야기 » Blog Archive » 5.18 Says:

    […] 5.18 – 2005년의 상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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