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윤리 – 스탠리 하우워즈

미국의 윤리 신학자인 스탠리 하우워즈(Stanley Hauerwas)는 예배와 윤리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성가를 고르는 일을 두고, 어떤 예전을 따라야 할 지를 두고, 어떤 식으로 예배를 드려야 할 지를 두고 그렇게 논쟁을 많이 하는 이유는 나쁜 예전은 나쁜 윤리를 끌어내고야 만다는 것을 십계명이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리 만큼 감상적인 찬송을 부르는 걸로 시작해서, 별로 내용없는 내내 비슷한 기도를 드리고, 그런 다음에 알게 되는 것은 이미 가장 좋은 친구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단어와 문장 사이의 함축이 너무 커서 쉽지 않을 글이겠으나, 그의 신학적 태로로 비추어 보건데 예배가 한 개인적인 정신적, 감정적인 관심사에서 그치면서, 우리 삶의 현실을 둘러싼 일들을 무시하거나 무관심한 예배로 만족하게 될 때, 결국 예배 밖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범죄의 공범자가 될 것이라는 경고이겠다.

이는 “기도의 법이 곧 신앙의 법” (Lex Orandi, Lex Credendi)이라는 오래된 경구를 신앙의 모토로 삼고 예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성공회 전통을 되새기게 한다. 성공회는 이를 통해서 교리적 확실성보다는 공동체의 예배가 형성하는 “우리인 하나”(한몸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발전시킨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하우워즈의 언급은 좀더 근본적인 비판을 담고 있다. 곧 우리가 어떤 예배를 드려 그에 책임있는 삶을 삶아가고 있느냐는 질문과 도전이다. 또 그의 말을 거꾸로 하여 요즘 교회 예배의 현상에 비추어 보면, “나쁜 윤리”를 만들어 내는 “나쁜 예배”에 대한 도전이다. 기독교 우파들의 신학과 윤리는 어떤 예배에 기반하고 있는가? (한기총이든지 뉴라이트를 지향하는 기독교 인사들의 예배를 돌이켜 보는 것도 그 예가 되겠다.)

스탠리 하우워즈가 공동 편집해서 낸 최근의 “그리스도교 윤리” (The Blackwell Companion to Christian Ethics, 2004)는 이런 그의 생각이 짙게 반영되어 “예배를 통한 그리스도교 윤리의 구성과 실천”을 제안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것이 새롭게만 들리는 것은 아니다. 이미 성공회 윤리학자 가운데 하나로 버지니아 성공회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티모시 세지윅 신부(Timothy Sedgwick)가 일찍이 말한 바가 아닌가? 게다가 전례학계에서도 요즘 들어 새롭게 언급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Don E. Saliers, Bruce Morrill). 흥미로운 것은 평생 감리교 신자였던 하우워즈가 최근부터 스스로를 성공회 신자로 이해하고, 성공회에 출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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