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크박스의 정체 – 현대 성공회 미사 음악 엿보기
블로그에 주크박스(카테고리-주크박스)를 실험적으로 운영한다. 개인적으로 즐겨 듣는 음악을 올릴 수도 있겠고, 아니면 특별한 목적을 담아 음악 리스트를 꾸밀 수도 있겠다.
처음으로 시도하는 주크박스 리스트는 미사곡이다. 통일된 미사곡이라기 보다는 실제 상황 미국 성공회의 주일 성찬례에서 불리는 성음악을 감사성찬례 순서에 따라 재배열해본 것이다. 이 곡들은 모두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성공회 성 그레고리 니싸 교회의 음악들이다. 비잔틴 전례를 수용하여 미국성공회 공동기도서에 맞춘 전례을 구성한 이 교회는 주임사제 릭 파비안 신부의 음악적 소질에 힘입어 많은 자작곡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비잔틴 전례에서 흔한 “트리사기온”을 비롯해서, 그쪽 풍의 음악적 색채가 묻어난다. 그러나 워낙 잡종적(hybrid) 모습인지라, 굳이 그 성격을 확정지어 말하기는 어렵겠다. 마지막 파송성가로 배치된 두 곡은 전형적인 아프리칸 성가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자주 부르는 매우 흥겨운 곡이다.
May 12th, 2005 at 6:13 am
아주 탁월합니다. 특히 성찬기도 서문경과 영성체에 쓰인 미사곡은 마치 러시아 정교회 리뚜르기야에 참석이라도 한듯 천상으로 상승하는 느낌이 납니다. 게다가 퇴장성가로 쓰인 아프리카 곡은 마치 다볼산 정상에서 초막이나 짓고 안주하지 말고 저 아래 세상으로 나아가라고 일깨우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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