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소리내어 읽기
법정 스님께서 세상의 끈에서 자유로워지셨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지상에 남은 우리야 이제 그분이 남긴 말씀과 삶을 방편 삼을 뿐이다. 그가 들려준 목소리가 이 지상에 남아,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여유도, 죽음을 깊이 성찰한 기회도 주지 않는 팍팍한 우리네 삶을 위로하는 한편, 그 처지를 호되게 돌아보게 했으면 한다.
소요유님이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을 듣고 적은 상념과,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인용 글이 오늘 아침에 흘러왔다. 그 글을 나지막이 읽는 참에, 며칠 전 nassol님이 내 블로그 글을 소리 내어 읽은 것을 생각했다. 되든 안되든 스님의 떠나심에 한마디씩 하는 참에, 어떤 말을 덧붙이든 그분의 삶에 누가 되리라 여겼다. 이미 민노씨와 서머즈님이 블로그 글 소리내어 읽는 일에 몇몇 생각을 보탠 마당이니,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소요유님의 생각과 법정 스님의 글을 읽어 올린다. 고마움에 답하는 이런 품앗이가 퍼졌으면 한다, “맑고 향기롭게.”
March 11th, 2010 at 5:18 pm
신부님께서 제 부끄러운 글을 직접 읽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험이 난생 처음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너무 기쁘기도 합니다.
어제 나무 위에 핀 눈꽃을 보았을 때,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이른 봄의 햇살 아래 땅의 눈은 다 녹았는데 숲 속의 나무들은 아직도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있었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문득 법정 스님이 생각나는 겁니다. 며칠 전부터 위독하다는 보도가 있어서 궁금했었습니다. 후속 보도가 없어서 아마 스님이 퇴원하셨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출근을 하고 좀 있다가 인터넷에서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류시화 시인의 글을 보니 스님은 아프신 와 중에 강원도 오두막의 눈을 보고 싶다고 하셨답니다. 그리고 3월의 눈이 그치고 이른 봄의 햇살 속에서 스님은 입적하셨습니다.
모든 생명은 개체를 넘어 전체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스님의 맑은 정신이 영원히 우리 안에 향기롭게 퍼지길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소요유 올림
추가.
신부님의 음성을 Google Reader로 들었는데, Browser에서는 뭔가 오류가 있는 듯, 플러그인이 뜨지 않습니다. 제가 Chrome, FireFox, IE 6.0에서 다 해봤는데 플러그인 뜨질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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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 joo Reply:
March 11th, 2010 at 9:40 pm
스님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무슨 말을 어떻게 써볼까나 하다가, 제 말이 모두 누가 되겠다 싶어 그만 두고 있었죠. 그런데 소유님의 글과 법정 스님의 유언 같은 말씀이 블로그 구독기를 타고 건너 왔기에, 그 말씀 그대로 읽고 되새기는 것이 더 나은 인사이리라 생각했습니다. 제가 고마운 일입니다.
추: 블로그 플러그인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에요. 이제야 잡았어요.
감사와 평화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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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1th, 2010 at 5:21 pm
법정 스님의 유언, 아름다운 마무리…
엊그제 내린 눈으로 세상은 온통 하얗고 하늘은 푸르렀다. 그 하얀 세상 위로 이른 봄의 햇살이 내렸다. 서럽도록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이 땅의 맑은 영혼, 법정 스님이 입적하셨다. 스님은 몇 해 전부터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고 계셨다. 그리고 맑고 향기로운 이른 봄날을 택해 생을 달리하셨다. 평생을 비움과 내려놓음으로 사셨던 스님은 소박하고 담백하면서도 유려한 필력으로 수많은 중생들을 일깨우셨다. 스님의 글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이…
March 12th, 2010 at 2:13 am
아침에 일어나서 들었는데요, 참 특별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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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2th, 2010 at 2:36 pm
감사합니다. 자, 이제 podcast 를 시작하실 때가 되신듯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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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7th, 2010 at 4:17 pm
이제야 숙제를 마쳤네요. ^^;
트랙백 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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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7th, 2010 at 4:18 pm
블로그 낭송 : 아거의 ‘기억의 연약함(Memory’s fragile power)’…
아거님께서 2003년 7월에 쓰신 글을 낭송합니다. 워낙에 목소리가 초딩스러워서, 그리고 톤도 꽤 높은 편이라, 듣기에 괴로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도 읽어보고, 저 글도 읽어보고, 여기에서 낭송하는 글만 해도 한 열번은 다시 읽었는데, 역시나 목소리가 참 어색하고, 마음에 들지 않네요. 다만 나솔님과 써머즈님, 그리고 주낙현 신부님의 뽐뿌에 힘입어,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올립니다. 블로거벗들의 좋은 글들을 목소리를 통해 나누는 이런 작은 놀이가….
March 12th, 2013 at 9:09 pm
좋은 글 멋진 낭독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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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3th, 2013 at 1:02 pm
주낙현 신부님께서 낭송하는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그리고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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