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찾는 가슴을 위하여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로완 윌리암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20세기에 가장 위대한 성공회 인물”로 칭한 오스틴 파러 (Austin Farrer, 1904-1968) 신부의 글 모음(The Truth-Seeking Heart)과, 아예 장서로 비치해 다시 꼼꼼히 읽어보려는 프랑스 전례학자 루이-마리 쇼베(Louis-Marie Chauvet) 신부의 책(Symbol and Sacrament)이다.

공부를 핑계삼다가 마음살이가 저으기 궁핍해졌다. 아마 그래서 요즘 일이 손에 잘 안잡히는 모양이다. 생활 방식과 더불어 독서 방식과 분야들에도 좀 여유와 균형을 줘야겠다 싶은 참에, 사제로서 신학과 신앙과 사목적 삶의 일치를 그 학문과 생활로 보여주었노라고 기억되는, 그러나 대체로 잊혀진 오스틴 파러 신부를 읽어보면서 이 마음의 핍진함을 다스려 볼 수 있을까 한다.

독서 분야를 학문적 독서(전례학, 성공회 신학, 인접 학문)과 영적인 독서(성서, 기도서, 영적 독서집), 그리고 기타(문학, 좋은 칼럼, 블로그)로 대충 구분했었다. 그런데 파러 신부의 책 편집자는 그의 삶의 성격을 원칙적인 세 단어로 정리해 두었다.

  • 엄정하고 지성적인 정직성 (honesty)
  • 개인적이며 공동체적인 깊은 겸손 (humility)
  • 진리와 복음에 대한 강한 확신 (confidence)
  • 이 덕목들은 이 글모음을 성공회 전통의 신앙적 세 기준인 성서, 전통, 이성으로 주제 분류된 책 내용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신앙적 확신 – 성서(복음)
  • 전인적인 겸손 – 전통
  • 지적 정직성 – 이성
  • 이런 점들을 다시 원칙으로 삼아 독서 분야를 정리하고 이를 또 하루 생활에도 이어야 할테다. “진리를 찾는 가슴”(the truth-seeking heart)을 위하여.

    2 Responses to “진리를 찾는 가슴을 위하여”

    1. 짠이아빠 Says:

      이거 원 세속적인 독서와 너무 많은 차이가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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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r. joo Says:

      헉, 그런가요? 성속이 구분되는 독서가 있을까요? 그냥 좋은 책 읽기와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 뿐이겠지요. 우선은 제 공부와 시험때문에 공부도 잡고 마음도 다스려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쪽으로 떠밀려서 ‘이상적으로’ 가늠해 본거지요. 우선 지금 닥친 처지와 “직업” 때문일 뿐이에요. 하하. 그나저나 잘 다녀오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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