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를 향한 오바마의 연설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을 쉬고, 우리는 신학생 아파트 이웃들과 함께 모여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식을 시청했다. 역사를 만들어 내는 순간이었다. 솔직히 처음으로 미국 정치가 부러웠다.

내내 우리나라를 생각했고, 무엇보다 우리 교회를 생각했다. 또 오바마의 취임 연설이 우리 사회와 교회의 현실과 겹쳐졌다. 그 참에 그 생각들이 겹치는 대목만을 우리 교회 용어로 바꿔 옮겨 보았다. 오바마와 미국인이 당면한 미국의 위기는, 우리 사회와 교회의 위기와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니, 듣고 가늠해 보아야 한다. 우리 지도자들에게서 – 기대했으나 – 듣지 못하고, 남의 말을 베끼고 고쳐 옮기고 있자니, 참으로 서글프다.

우리 교회는 약해졌습니다. 탐욕과 무책임의 결과입니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지 않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선교를 준비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교회 전통의 위대함을 다시 선언합니다. 우리의 위대함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얻어서 성취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여정은 어떤 지름길이 있거나, 어떤 소수의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수고를 대신한 여가나, 부자들, 혹은 명망가들의 기쁨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행동하며, 어떤 일을 만드는 사람들의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저력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낡은 생각을 고집하고, 몇 사람들만의 이익을 보호하고, 언짢은 결정을 미루기만 하는 시절은 지났습니다. 그런 시절은 분명히 지나 갔습니다.

우리는 지금 교회를 새롭게 만드는 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현재 교회의 위기는, 제대로 감시하는 눈이 없이는, 교회가 제멋대로 돌아간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있습니다. 오직 소수의 부자들을 위한 정책으로는 이 교회가 결코 번성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번영은 무엇을 기꺼이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이것이 공동선을 위한 길입니다…

부패와 사기을 통해서, 다른 의견을 입다물게 하면서 얻은 권력에 집착하는 이들에게 고합니다. 당신들은 잘못된 역사의 길을 걷고 있다고…

우리의 도전은 아마도 새로운 것일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사용해야 할 도구 역시 새로운 것일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를 성공으로 이끌 분명한 가치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직과 수고, 용기와 공정한 행동(fair play), 관용과 호기심, 충성심과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이 가치들은 오래된 것이지만, 진실된 것입니다. 우리 역사를 통해서 경험하거니와 이 가치들이야말로 진보의 힘이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진실의 가치로 되돌아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감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닌 확신의 원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불러 불확실한 우리의 운명을 새롭게 만들라고 부르셨다는 사실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2 Responses to “성공회를 향한 오바마의 연설”

  1. 짠이아빠 Says:

    저도 신부님과 아주 비슷한 마음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는데 왜 제 가슴이 그리도 벅차던지 말이죠..
    그의 입에서 나오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은총이었고,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고
    인정하고 격려하고 환호하는 미국인들이 정말 위대해 보였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대통령이 허락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겠습니다.. 기도..기도.. 요즘들어 기도가 절실해집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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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r. joo Says:

    짠이아빠 / 우리 교회부터 제대로 정신차리지 못하고서, 2mb와 그 졸개들에게 손가락질할 처지도 못되겠다는 생각에, 이걸 옮기게 되었어요. 기도와 행동이 함께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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