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가 성공회를 어찌한다고?

(註: [성공회 신문] 요청으로 지난 달(10월 21일) 성공회 탈퇴자 혹은 성공회를 떠나려는 보수파 일군에 대한 교황청의 조치에 대해 쓴 글을 여기에 옮긴다(11월 1일치) 이미 한국 성공회 관구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나(10월 22일), 다듬어서 신문에 다시 낸 것이다.)

천주교가 성공회를 어찌한다고? – 최근 바티칸 교황청의 발표에 대한 간단한 해설

지난 10월 21일(화)에 있는 천주교 교황청의 발표는 세계의 성공회와 천주교 신자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차분히 알아보기도 전에, 우리의 언론은 외신을 그대로 받아 적거나,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기사를 위한 기사를 내기에 바쁜 인상이었다. 몇몇 유력 신문의 제목은 이를 잘 보여준다.

  • “가톨릭, ‘성공회를 품안에'” (한겨레)
  • “결혼한 성공회 사제도 가톨릭으로 개종 가능” (한국일보)
  • “성공회 신자들 돌아오시오” (조선일보)

이러한 기사 내용은 일어난 일의 사실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왜곡할 여지가 있는 불분명한 것들이다. 그러므로 사실에 따라서 몇가지를 바로 잡는게, 신문 보도에 당황하는 우리의 마음을 가라 앉히고 사태의 추이를 이해를 높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이 일은 영국 성공회가 중심이 되어 있고, 아직 세계 성공회에 전반에 관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 성공회에도 점차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교황청의 이 조치 발표는 영국 성공회(캔터베리 대주교)와는 사전 협의가 거의 없었으며, 그 통보 조차 매우 촉박하게 해서 많은 이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1. 이 조치의 내용은 무엇인가? 천주교가 성공회를 흡수하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교황청 발표가 말하듯이, 실제로는 이미 성공회를 떠난 특정한 무리(이른바 Traditional Anglican Communion)를 우선 대상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그들과 비슷하게 성공회를 떠날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교황청 말로는 이들이 오랜동안 이런 조처를 요청해 왔으며, 이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다.

그 내용은 성공회를 떠난 주교와 사제들을 받아들여, 이들을 천주교 사제로 다시 서품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천주교 사제가 된 이들은 성공회 전례 전통을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허용하겠고, 성공회를 떠난 성직자와 신자들을 위해서 특별 관리 교구(Personal Ordinates: 군종 교구와 같이 지역 구조가 아닌 특별 교구 형태)를 만들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교회법적인 조치가 바로 [사도 헌장]이라는 교황 문서이다. 그러나 아직 [사도 헌장]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천주교가 성공회를 떠난 전직 성공회 성직자를 받아들이는 통상적인 진행 과정은 이렇다.

전직 성공회 출신 성직자는 천주교 안에서 새로 서품을 받아야 한다. 이때 주교든 사제든 모두 사제로 서품받는다. 결혼한 전직 성공회 주교는 주교가 될 수 없다. 결혼한 사제는 다시 서품받고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나, 천주교 주교가 될 수 없고, 재혼할 수 없다. 성공회 출신 독신 사제는 천주교 서품 이후에는 결혼할 수 없다. 결혼하고 싶으면 부제로만 서품받거나, 서품 전에 결혼해야 한다.

어쨌든 이미 성공회를 떠난 사람이 다시 천주교 서품을 받는 것이므로, 천주교가 성공회를 흡수 운운하는 말은 성립이 되지 않는다. 성공회를 떠난 사람을 수용한다는 게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천주교를 떠나 성공회에 들어온 성직자와 신자들이 더 많다. 그러나 이 일로 성공회가 천주교를 흡수한다고 말하지는 않는 것과 같다.

2. 이번 교황청 발표의 배경은 무엇인가?

첫째, 이 일은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내년(2010년) 영국 방문 계획이라는 맥락에서 나왔다. 16세기 천주교와 성공회의 분열 이후, 교황의 첫번째 영국 방문 시점에서, 이미 성공회를 떠나서 그들만의 교회를 만든 사람들, 그리고 성공회 내에서 천주교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하나의 공격적인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세계 성공회, 특히 영국 성공회 내의 갈등이다. 현재 영국 성공회 안에서는 여성 사제 서품, 여성 주교 성품 문제, 그리고 세계 성공회 안에서는 동성애자 문제와 관련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영국 성공회 관구 의회에서는 여성 주교 성품의 교회법적 장애가 제거되어, 여성 주교가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이로 인해 성공회를 떠난 사람들과 떠날 사람들이 있고, 이 기회에 천주교는 여성 성직 절대 반대 입장에 같이하는 성공회 신자들을 자기 교회로 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셋째, 세계 성공회 차원에서 여성 사제, 여성 주교, 그리고 동성애 문제로 인해서 세계 성공회 자체를 탈퇴한 국제적인 그룹이 만들어진 것이다. 교황청은 이렇게 갈라져 나온 이들 전체를 대상으로 이런 조치를 내렸다.

3. 새로운 일인가?

성공회 성직자와 신자가 천주교로 옮겨 간 일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최근의 예만 보더라도, 이미 1992년 영국 성공회가 여성 사제 서품을 인정하고, 1993년에 실제 서품이 이루어지자, 이를 반대하던 사람들이 영국 성공회를 떠나 천주교로 갔다. 물론 성직자들은 통상적으로 새로 천주교 사제로 서품을 받았다. 영국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지난 몇세기에 걸쳐서 있었던 일이다.

또한 성공회나 정교회에서 온 성직자와 교회가 자기 전통의 전례를 사용하는 경우도 이미 존재한다. 성공회 전례를 쓰는 천주교회(Anglican use Roman Catholic)나, 비잔틴 전례를 쓰면서도 교황의 수위권을 인정하여 바티칸의 관할 아래 있는 동방 천주교회 등이 그렇다. 이 부분은 새로울 게 없다.

4. 그런데 왜들 호들갑인가?

이번에는 아예 교황청이 특별법을 제정했다. 게다가 성공회를 떠난 성직자와 신자들로 구성된 특별 교구를 만들어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성직자와 신자가 개인 자격으로 천주교의 기존 지역 교구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조처를 통해 지역 교구 중심 전통의 치리 체계에 예외를 두어 이런 특별 교구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성공회를 떠난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동요하고 있는 성공회 신자를 적극적으로 끌어오겠다는 적극적인 시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교황청의 공식적인 결정인 만큼 곧 다른 나라에도 파급 효과가 생길 것이다.

이 부분에서 몇가지 논란점이 있다. 우선 이런 조치는 성공회 내부의 분열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 성공회 안에서 이견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문제를 풀어갈 가능성을 거의 차단해 버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한편 양 교회가 지난 수십년간 일치를 위한 대화와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 양 교회는 동등한 선교의 협력자로서 서로의 전통을 존중하며 지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그간의 노력을 상당히 후퇴시키는 일이라는 우려가 있다. 실제로 이 문서가 교황청의 일치 성성이 아니라, 교리 성성에서 나왔다는 것은 그 후퇴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많은 이들이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천주교의 오랜 습관이다. 다른 교단들(성공회, 정교회, 개신교)과 일치 대화를 하는 와중에도,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교황 문서들이 발행된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특히 전직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때).

5. 성공회 신자로서 생각해 볼 문제들

이번 조처의 몇몇 관행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특별 교구까지 제안하는 교황 문서로 나온 이상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성공회로서는 몇가지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있다. 그 질문들을 소개하면 이렇다.

1) 이런 일들은 성공회, 특히 영국 성공회가 자기 신학과 선교 비전에 따른 분명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성 사제 및 여성 주교직과 관련하여, 이를 반대하며 영국 성공회 자체의 분열까지를 들먹이며 성공회 내 일치를 위협했던 이들에 대해서, 일치를 명분으로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반대파들은 자기들끼리만의 관구를 만들겠다고도 공언했고, 그 공언이 실제로 천주교의 이번 조처의 빌미가 됐다.

2) 세계 성공회 차원에서는 1944년 이후 여성 사제(홍콩의 리 팀 오이)를 서품해왔고, 이미 세계 성공회 안에는 여성 주교도 있다. 영국 성공회는 1992년에야 여성 사제 서품을 허용했고, 이 때 분란을 일으켜 성공회를 나가 천주교로 갔던 사람들에게 온갖 혜택을 베풀어 보냈다. 그 때문에 신실하게 남아 있던 성공회 성직자들과 신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이는 좋지 않은 선례로 남아서 기회만 되면 성공회를 나가려 했던 사람들에게 빌미를 주었다. 결국 이번에는 여성 주교직을 두고 논란이 일자, 천주교가 먼저 이 반대파들을 위한 조처를 취한 것이다.

3) 천주교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천주교는 천주교는 독신 남자만 사제로 서품하는데, 이런 조처로 기혼 사제가 계속 유입되는 것이다. 이 때 기존의 천주교 독신 사제들 가운데 결혼하고 싶은 이들에 대한 배려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황청이 받아들이겠다는 첫번째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대주교는 전직 천주교 사제였다가 성공회로 와서 다시 성공회를 떠났고, 게다가 결혼하고 이혼하고 재혼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어떤 이들은 이 조처가 장기적으로 천주교의 자충수라고 본다.

4) 성공회를 떠나서 천주교로 가는 것은 뉴스가 되지만, 그 반대로 천주교에서 법제화된 독신 사제 조항, 여성 성직 반대, 교황권 등에 대한 이견으로 천주교를 떠나 성공회나 다른 교단으로 들어오는 일들에 대해서 언론은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절대적인 숫자로 보면, 성공회에서 천주교로 가는 성직자보다는, 천주교에서 성공회로 오는 성직자가 더 많다. 특히 교회 안에서 여성의 지위와 관련하여 천주교를 떠나는 여성이 많다.

5) 한편 이 과정이 영국 성공회와 세계 성공회 전체에도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여성 성직 문제 등 교회의 변화에 대해서 극구 반대하던 무리들이 성공회를 아예 빠져 나가 천주교로 가게 되기에 성공회 내의 조율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조처의 파생효과로 영국 성공회뿐만 아니라, 세계 성공회 내부의 전체적인 유대가 깊어지고 그 선교의 방향이 좀도 선명해지리라 전망하기도 한다.

6) 이 일을 사목적인 견지에서 보기도 한다. 굳이 성공회를 떠나기로 고집하는 사람을 잡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지혜로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캔터베리 대주교님께서 이 조처를 두고 불확실하게 떠도는 이들에게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 그런 맥락이다. 물론 떠나는 사람을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자리하여 신앙할 곳을 천주교를 통해서나마 마련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7) 이 일을 계기로 성공회는 하느님에게서 받은 특별한 선물을 분명히 해야 한다. 여성 성직이든, 동성애 문제이든, 성공회는 성공회의 전통과 신앙 안에서 식별한 은사를 가지고, 다른 의견을 감싸고 인내하고 표용하면서 하느님의 선교라는 전망에서 성공회의 길을 가야 한다. 이것이 사실 다른 교단 전통에게 바르게 선교적으로 도전하는 것이고 또한 도움을 주는 길이기도 하다.

([성공회 신문] 2009년 11월 1일자, 원문 10월 22일 관구 게시판)

관련글: “교황이 람베스 회의에 어쨌다고?”

11 Responses to “천주교가 성공회를 어찌한다고?”

  1. 민노씨 Says:

    오랜만에 블로그로 돌아오셨군요. : )
    지금 막 주신부님 트윗들이 보이길래 “이제 그만 블로그에도 글 좀 써주세요!” 이렇게 답글을 남길까하다 혹시나 RSS리더에서 깜박한 글이 있나 다시 확인하러 brief에 가봤더니 이 장문의 글을 올려주셨었네요. 깜박하고 지나쳐버렸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어렴풋 트위터에도 이 주제에 대해 말씀하신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날라리 독자로서 괜히 민망한 마음이 생깁니다.

    서설이 길었는데요.
    천주교와 성공회가 서로 어떤 길을 거쳐서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잘 알지 못하는 저로서도 무척 흥미롭게 글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글을 읽다보니 제가 워낙에 종교적인 문외한이라서 더욱 그렇겠습니다만, 왜 같은 뿌리를 가진 종교이면서도 어떤 교회는 결혼제도를 허용하고, 어떤 교회는 결혼제도를 금하는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특히나 이 글에서도 그 결혼이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 같구요.

    그리고 이건 좀 개인적인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편에서 저어하게 됩니다만, 주신부님께서 성공회를 선택하신 연유도 그 결혼제도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독자로서 바람을 적어본다면, 저와 같은 그저 소박한 문외한들을 위해 종교와 결혼제도에 대한 글을 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거기에 주신부님의 에피소딕한 이야기들이 담긴다면 더욱 좋겠지요. ^ ^

    [Reply]

    fr. joo Reply:

    민노씨 / 언젠가 채근당하리라 생각했지만, 틈을 놓치지 않는 민노씨에 곧바로 걸렸군요. 예, 몇가지 일 처리만 되는대로.

    한편, 제 블로깅의 방향에 대해 갈피를 못 잡는 면도 있었고요. 트위팅에 생각과 시간을 빼앗기기도 했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이 경험에 대한 것도 한번 써보되, 좀 ‘에피소딕’하게 써보렵니다.

    그런 점에서 민노씨가 갈 길 모르는 제 블로깅의 방향 하나를 가리켜 주고 있군요. 실은 ‘에피소딕’한게 한국 사회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혹은 불필요하게, 혹은 위선적으로 기대치가 높은 성직자에겐 부담스러운 일이 돼요. 그렇지 않아도 위험한 경계를 걷는다고 경고를 받는 처지에서 자기 검열이 강화되곤 합니다.

    그래도 누구의 부탁인데요. 살짝 기대어 용기를 내야죠.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Reply]

  2. 민노씨 Says:

    고맙습니다. : )
    저도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이렇게 말씀 드리면 괜히 부담만 드리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그런데 물론 부담 같은 것은 가지지 마시고요.. ^ ^;

    저도 자주 이런 저런 주제에 대해 쓰마..하고 독자들, 동료블로거, 그리고 무엇보다 저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걸 그저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가끔씩 떠올려보곤 합니다. 특히나 이 댓글 ( http://minoci.net/841#comment19679 )은 저에게 큰 힘을 주었던 댓글인데요. 그때 바로 이어쓰지 못하고, 귀차니즘에 빠져버린 저를 무척 한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왕에 정리한 자료가 워드에 있는 걸, 그걸 좀 추고해서 블로그에 올리면 그만인데도 한번 미루니 계속 미루게 되더라고요. 또 저작권에 관해서도 공부하는 셈치고 정리하려고 했는데, 역시나 마무리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또 부담을 드린 것 같아서 송구스럽네요. ㅡ.ㅡ;;
    정말 부담은 가지지 마시고, 언제든 마음과 시간이 허락하시면 써주시길 바랍니다.

    [Reply]

    fr. joo Reply:

    민노씨 / 불가피한 이유가 있었고 지금도 그 이유가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그 동안 ‘귀차니즘’이 스멀스멀 밀려와서 덮친 것 같기도 해요. ‘마음과 시간’을 내도록 애쓰지요.

    [Reply]

  3. 정요한 Says:

    안녕하세요 신부님, 그간 건강히 지셨는지요? 아마 1월중에 LA에 출장을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게 되면 연락드릴께요.
    안그래도 오늘 신문을 보고, 분명히 주신부님께서 ‘블로깅을 쉬시는 중이시지만’, 한말씀 올렸으리라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의적절한 코멘트를 올려주셨군요. 아무래도 제가 돋자리 깔아야겠습니다.
    천주교의 이번 결정은 한편으론 매우 날카로운 공격성이 느껴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매우 지혜로와 보이더군요. 사실, TAC의 입장은 더이상 성공회적이라 보기 어렵고, 다분히 로마카톨릭적이기 때문이죠. 추기경 제도와 비슷한 내용까지 논의했던걸로 압니다. 이전에도 결혼한 성공회 사제에 대해 가끔식 문호를 열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카톨릭측에서도 크게 반대할만한 부분도 아니었을 겁니다. 오히려 신선한 결정이네요. 그 시의적절함에 전율까지 느껴집니다.
    신부님의 마지막 언급처럼 지금 우리 입장은 ‘교세’를 걱정하기에 앞서, 이 참에 ‘성공회 정체성’에 대해 더 고민하고 이야기 나누어야 할 시기인듯 합니다. 최근 Credo Institute 의 의미있는 보고서가 더 의미있어지는군요. 언제고 신부님 블로그에 성공회교인들뿐 아니라, 성공회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을 위해 Theme별로 자세히 논평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Reply]

    fr. joo Reply:

    정요한 / 오랜만입니다. 지난 여름에 잠시 뵈고는 통 소식이 없었군요. 어쨌든 이 사안은 한동안 진행될 것이고 성공회와 천주교 양쪽에 후폭풍을 가져올 것입니다. 얻는 게 있는 잃는 게 있을 법이지요. 양 쪽에 해당될 일입니다.

    말씀하신 Credo Institute 의 보고서는 [성공회 신학-전례 포럼]( http://liturgy.skhcafe.org )에 간단히 소개해 놓았습니다. 제안하신 대로 그 주요 개념별로 생각을 확장시켜서 풀어보면 성공회 전통의 신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실은 모두가 자신의 경험으로 뒷받침하여 함께 할 일이지요.

    [Reply]

  4. 박정원 Says:

    젼개인적으로 성공회 쪽 신학과 성직 을 추구하는 가톨릭 평신도 입니다
    가톨릭에 서 만든 독신 재도는 하느님이 만든 법칙이 아닌
    교황 에 독제적인 개혁이 였고 성경 어느 곳에서도 독신에 대한
    강요는 나온적이 없습니다

    인간에자유와 의지를 율법으로 막을수는 없잖습니까?

    [Reply]

    fr. joo Reply:

    성공회에 대한 관심과 의견 감사합니다. 중요한 점을 지적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성직이 ‘추구’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성직소명을 식별하신다면, 아울러 우리말 쓰기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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