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혼인 잔치 – 정의와 구원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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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혼인 잔치 – 정의와 구원의 만남 (요한 2:1~11)1

혼인 잔치는 인생의 꽃 같은 경사입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나누고, 그 사랑은 두 가족의 인연으로 이어집니다. 복된 날을 잡아 혼인 잔치를 열어 많은 사람을 초대하여 기쁨과 즐거움을 나눕니다. 혼인은 새로운 삶의 출발이요, 새로운 생명을 향한 기대와 꿈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신 첫 번째 사건이 혼인 잔치에서 일어났다니, 그 상징이 풍요롭고 그 뜻이 깊습니다.

7일 – 혼인 잔치는 요한복음서에 예수님이 등장하신 지 7일째 되는 날에 일어납니다. 창세기의 첫 장면을 그대로 본뜬 요한복음의 시작을 생각하면, 제7일의 상징이 큽니다. 세상 창조를 마치신 하느님께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회복과 안식의 시간으로 삼으신 날이니까요. 이날은 우리가 쉬면서 즐기고 기뻐하며 새로운 생명의 에너지를 회복하는 예배와 신앙의 날입니다.

6개의 물동이 – 하느님께서 몸소 일하시며 창조하신 6일은 인간 노동의 땀, 인생의 눈물로 이뤄진 우리 일상생활을 상징합니다. 이 평범한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힘들게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 맛 없고 지루하게 된 우리 일상을 새로운 맛과 기쁨을 주는 삶으로 변화하여 주십니다. 맛있는 최고 품질의 포도주로 변한 우리 삶은 남들과 나누었을 때 그 진가를 인정받습니다. 신앙으로 변화한 우리 삶과 태도, 말과 행동을 다른 이들과 나눌 때, 삶의 기쁨이 더 커지고 감탄과 칭송을 받는 삶이 됩니다.

혼인 – 혼인은 전혀 다른 사람이 만나 새로운 몸과 가족 공동체를 이루는 일입니다. 교회 안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낯선 사람으로 만나지만, 전례 안에서 한목소리로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며 한몸을 이룹니다. 교회의 전례는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 베푸시는 혼인 잔치입니다. 더 나아가 교회는 신랑이신 예수님을 맞아 혼인하는 신부가 됩니다.

하느님 나라 잔치 – 이사야 예언자는 혼인 잔치를 정의와 구원이 만나는 잔치라고 노래합니다. 낯선 사람들이 만나 이루는 가족이 정의를 훈련하는 곳이 교회입니다. 이 정의로운 교회가 예수님을 만나 한 몸을 이루어 세상에 구원을 선포합니다. 신부인 교회의 정의가 신랑이신 그리스도의 구원을 만나 하느님의 나라가 탄생합니다. 이것이 교회의 생명이며 신앙생활입니다. 바울로 사도는 우리가 받은 성령의 은총이 늘 ‘공동의 이익’인 정의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힘들고 어두운 세상에 즐거운 혼인 잔치를 열어, 낯선 이들을 초대하고 새 포도주를 마시며, 세상을 정의와 구원으로 채우는 일이 우리 신앙의 삶, 교회의 선교입니다.

  1. 성공회 서울 주교좌 성당 2016년 1월 17일 연중 2주일 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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