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대주교 2005 부활절 메시지

최근 아일랜드에서 열린 세계성공회 관구장 회의의 문서는 널리 읽히며 토론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 안팎에서 그 문서 가운데 한 문단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관구장 주교들은 유엔(UN)이 정한 새천년 발전 목표들에 대해 투신할 것을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이 가운데는 2015년까지 가난과 기아 문제를 반으로 줄인다는 희망도 담겨져 있습니다. 이 목표들은 또한 HIV/AIDS에 대한 교육과 방지책을 담고 있으며, 거듭 번지고 있는 결핵과 말라리아의 위협을 막아내려는 일에 대한 헌신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꼭 들어야 할 말이 있습니다. 우리의 그리스도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무덤에서 영광스러운 몸으로 부활하신 것에 대한 신앙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신앙은 그 몸의 생명을 얻어 앞장서 나아가는 삶에 관한 것입니다. 여러 언어에서 ‘구원’과 ‘건강’은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고통받는 영혼뿐만 아니라 고통받는 육신들에 대한 보살핌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를 온전히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치유의 실천에 힘을 쏟음으로써 그리스도에 대한 드넓은 희망의 본질에 대한 어떤 것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 각자가 이러한 치유를 받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으로 출발해야 합니다. 조용히 그리고 감사의 마음으로 우리는 우리의 상처를 의사이신 그리스도께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의 생명이 우리의 삶 속에 ‘새겨지도록’ 우리를 열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우리 자신이 진정으로 치유의 권위 – 서로 다른 여러 방법으로 – 를 받았음을 믿고서 그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성공회 안에서 치유의 사목이 놀라울 정도로 흥성하여 우리 사목의 일상이 되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치유에 대한 희망은 질병 그리고 가난과 싸우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우리의 힘을 어떻게 쏟아낼 지 알아볼 때 드러나는 희망이기도 합니다.

이 문제는 교회 정치가 만들어내는 어떤 흥미로운 기사 거리에 덤으로 끼어든 지루한 어떤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관구장 회의 공동성명과 같은 문서를 보면서 어떤 내적인 갈등만을 의도하는 것처럼 읽으려는 우리에게 충격적인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 문제를 외면하고서는 우리는 부활에 대해 증언하라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이번 부활절기에는 바울로 성인께서 골로사이 3장에서 우리에게 전해주신 것처럼, 우리가 진정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나는 삶을 살도록 합시다. “자비심과 친절한 마음과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옷을 입고 고통받는 육신들을 치유하는 행동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합시다.

캔터베리 대주교 로완 윌리암스

(주낙현 신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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