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례와 교회 공동체

성찬례에서 실제로 봉헌되는 것은 무엇인가, 누가 이 봉헌을 드리는가? 중세 말의 로마 가톨릭의 가르침은 간단 명료한 답을 제공한다. 사제가 그리스도를 봉헌한다는 것이다. 종교개혁자들 역시 간단 명료한 답을 제공한다. 예배자들이 봉헌한다 – 첫째로 찬양을 드리고, 그 다음 예배자 자신을 드린다는 것이다. 봉헌되는 것은 그리스도가 아니다. 그분은 십자가에서 전체를 위해 단 한번 스스로를 봉헌하셨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분의 봉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우리 자신을 봉헌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가지 답변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와 일치되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성 어거스틴은 이러한 부조화를 넘어서서 완벽하리만치 자연스럽게 이처럼 말한다.

“구원된 공동체 전체, 즉 교회와 성도(성인)들의 공동체가 대사제이시며 우리를 위해 종의 모습으로 그 자신을 봉헌하신 분을 통하여, 희생제물로 하느님께 봉헌된다. 이로써 우리는 위대한 머리이신 분의 몸이 된다.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희생제사이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제대의 성사를 축하하는 것이며, 모든 신자들이 아는 바와 같이 교회는 봉헌된 교회 자신을 봉헌하는 것이다.” (De Civ. Dei, X. vi)

사제가 그리스도를 봉헌하는 것이 아니며, 그리스도인이 자신을 봉헌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스도 전체(the whole Christ), 즉 머리와 그 구성원 전체를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에 드리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성찬례의 의미이며, 이것이 성찬례를 개정할 때 구체화도록 해야 할 내용이다.

E.L. Mascall, The Recovery of Unity (London: Longmans, 1958) 140-141.

2 Responses to “성찬례와 교회 공동체”

  1. via media 주낙현 신부의 성공회 이야기 » Blog Archive » 성찬례의 신비, 바로 그대들이니 Says:

    […] 교회란 무엇인가?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과 부활의 사건을 기억하며, 이 사건을 ‘지금 여기’에서 경험하고 서로 변화하는 예배 공동체이다. 그 공동체의 행동 양식은 성찬례이다. 그 안에서 무엇이 변화되고 무엇이 봉헌되는가? 예배 공동체로 모인 교회 그 자신이 변화되고 봉헌된다. 그대들이 영하는 것은, 축성된 바로 그대들이니. cf. 성찬례와 교회 공동체 […]

  2. Tweets that mention via media 주낙현 신부의 성공회 이야기 » Blog Archive » 성찬례와 교회 공동체 -- Topsy.com Says:

    […] This post was mentioned on Twitter by jhn, yeo, 지우. 지우 said: RT @viamedia: [블로그] 성찬례의 신비, 바로 그대들이니. http://t.co/66PtSWc "그대들이 보는 것, 그것 자체가 되십시오. 바로 그대들을 영하십시오." cf. http://t.co/MZlYR3v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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