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주일에 즈음한 편지
전례력에 따라 한 해를 마감하는 즈음에, 한국의 신부님들께 매 주 보내드리는 자료와 함께 한 해의 소회를 간단히 적어 보냈더니, 단 한 장의 짧은 답장이 왔다. 말 없이 마음 속 깊이 후원해주시는 신부님들이 많다는 걸 잘 알지만, 답장을 받고 보면 그 기쁨이 배가된다. 게다가 이렇게 짧고 훈훈한 답장이라면, 더욱.
주 신부님, 참 대단합니다. 그 열심과 사랑이 한없이 가라앉으려는 나를 머뭇거리게 하네요. 따뜻함을 보냅니다.
** (이름 가림)
이 분은 삶과 말씀에서 내가 큰 배움을 얻는 분이요, 내게 참 좋은 도반이다. 그 고마움을 이 참에 널리 알리고자, 내 자신이 소인배인게 드러나는 걸 무릅쓰고 너절하게 한 쪽지 올려본다.
* 신부님, 저는 신부님이 대단해요. 신부님때문에 저는 한없이 거칠게 올라가려고만 하는 제 자신을 붙잡아 둡니다. 이렇게 해서 서로 머뭇거리는 일도 참 좋은 일이겠다 싶군요. 신부님의 따뜻함을 깊이 느껴지도록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