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도와 상상력: 서장 – 데이빗 브라운

제자도와 상상력: 서장

데이빗 브라운

이 책은 전통의 역할에 관한 두 권의 책 가운데 둘째 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썼다. 주제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주제는 ‘제자도’이다. 첫째 권인 <<전통과 상상력>>에서는 좀 더 너른 캔버스에서 작업했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타 종교의 중요성, 고전 세계에서 신화의 역할, 그리고 계시에 대한 변화된 생각을 두고 진행되는 현재의 논점을 통해서, 성서와 이후 교회 역사의 관계를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제안했다. 이를 서로 대립시키기보다는, 계속 전개되는 전통을 성서와 역사라는 엔진을 돌리는 동력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교회를 변화하는 사회의 조건들에 효과적으로 응답하는 가능태로 이해하자는 것이었다. 계시의 통찰은 절대로 정경의 체계에 제한할 수 없다. 오히려 하느님은 그 이후 2천 년 동안 계속해서 동등하게 말씀하신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고 진보가 필연적이라고 주장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이후 공동체의 관점에서 볼 때, 성서와 교회가 때로는 똑같이 오류를 드러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후에 나온 것들에 대한 좀 더 효과적인 비판을 성서 시대의 통찰에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은 여기서 크게 다루지 않는다.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그것은 이미 다른 수많은 신학자의 작업이 이미 능숙하게 다룬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신에 나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함의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것은 계속 전개되는 전통이야말로 그 성서적인 기원을 보완하고, 심지어는 ‘교정’하기도 하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교 역사는 역사적 계시를 주장하는 까닭에, 어느 역사적 과거에 확고하게 근거한 것만을 바르고 참된 것이라고 주장할 유혹에 빠진다. 그 역사적 계시는 원래의 관점을 밝히는데 중요한 것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책과 이전의 책에서는 열려 있는 궤적들을 논점으로 삼는다. 그 궤적들은 전통에서 나왔으며, 전통의 함의를 새롭게 읽도록 하며 그 전통에 기대어 다시 돌아오는 내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전통과 상상력>>에서 그에 대한 상세한 고찰을 사례를 들어 제공했다. 그 사례는 구약성서에 나타난 신앙의 조상 이야기, 그리고 신약성서에 담긴 그리스도의 삶에 대한 이야기, 또 이것이 어떻게 그리스도교의 교리와 자기 이해 안에서 변화를 겪었는지 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우리의 초점은 약간 다를 것이다. 교리 문제도 종종 다루겠지만, 우리의 주요 관심은 이러한 변화가 그리스도인의 제자도 실천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의 첫 장은 문제에 집중하려는 방편으로서 여성의 위치에 대한 변화된 태도들을 살핀다. 그리스도를 인간이자 주님으로 연결하는 것이 오직 신약성서를 통해서만 매개되는 것은 아니라고 나는 주장한다. 2장에서는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이런 주장의 확증을 찾는다. 성인 숭배의 등장을 설명하고 최근 소설이 제공한 사례를 들 것이다. 3장에서는 이러한 발견이 제자도의 사회적 차원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살핀다. (예를 들어) 하늘에서 이루는 성인과의 상통을 그저 부가적인 것이라고 여기지 않으면서도, 그것은 그리스도교의 개념 틀, 즉 좀 더 정확히 의미로, 인간의 제자도는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밝히는 것이다.

1부에서 제자도가 한 공동체 안에서 모방과 관계로서 구성된다는 전반적 구조를 다룬다면, 2부는 몇 세기를 걸쳐서 일어났던 고통과 가족과 성에 관한 태도의 변화를 다룬다. 그 변화의 두 가지 형태는 각각 욥기와 동정녀 마리아 숭배를 통해서 매개되는 것이다. 이 두 경우에서 나는 교회가 그 (역사적) 전개의 다양한 마디에서 일어난 것들을 통해서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를 밝히려 한다. 그러므로 내 주장은 우리가 지금 알게 된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성서를 늘 처음이라 주장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끝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똑같이 주장한다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판단은 물론 권위와 진리에 관한 중대한 물음을 제기한다. 그러므로 특별히 후자 문제의 적합성이 이 책을 전반에서 논의되지만, 이 두 문제에 대한 상세한 논의는 3부에 있다. 3장은 천상에 있는 공동체의 일치에 대해서 다룬다. 6장은 교회의 지금 현실을 다룬다. 교회의 분열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비난하려는 의도와는 달리, 그 갈등은 공동체의 자기 이해 성숙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정통의 성장에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치된 인식이 여전히 그 궁극적인 목적이라 하더라도, 어떤 문제를 완전히 해결되어 끝난 것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 그것은 모든 신앙적 진리를 섭리에 따른 것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겠고, 어떤 점에서 분명히 그러하기도 하지만, 더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과학적 혹은 역사적 진실이 밝히는 내용보다 더 그럴 수 있겠는가. 진리의 방식에 대해 좀 더 근본적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는 마지막 장에서 다룬다. 특별히 진리가 비역사적이고 허구적인 것에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처음에는 허구적 이야기의 중요한 역할을 보여 줄 것이다. 그리스도의 삶과 성인들의 삶은 계속되는 상상력이 관여하여 다시 쓰이고 재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혹이 있다. 이후에 나온 판본은 그 어떤 실제 사실과 일대일로 대응할 수 없는 것이기에, 그것들은 열등한 형태로만 그 진리를 매개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와는 전혀 달리, 마지막 장에서는 때로 허구적 이야기가 더욱 심대하고 의미 있는 진리를 체화할 수도 있다고 제안한다. 그러므로 전통은 거룩한 실재와 그에 대한 우리의 주관적인 전유를 우리 자신의 제자도 안에서 붙잡게 하며, 그 지속되는 전통을 가장 잘 보전하는 힘은 상상력이다.

책 마지막에 참고문헌은 달지 않았다. 대신에 각 장에서 특정한 저술이 처음 언급될 때 그에 대한 세부 서지 사항을 찾을 수 있다.

* David Brown, Discipleship and Imagination (OUP,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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