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예언: 케네스 리치 선집 서평
케네스 리치(Kenneth Leech, 1939~ ) 신부는 영국 성공회의 대표적인 성사적 사회주의 활동가요 신학자이다. 이미 그의 책이 우리말로 여러 권 번역되어 있다. 그에 대한 소개와 우리말 번역서 목록이 있으니, 따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의 저작 선집이 수년 전에 나왔고, 그에 대한 서평을 발견하여 여기에 옮긴다. 그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대한 간단하고도 명료한 지침이 되리라 생각한다.
서평 – 기도와 예언: 케네스 리치 선집
Prayer and Prophecy: The essential Kenneth Leech
David Bunch and Angus Ritchie, editors
피터 맥기어리 신부
케네스 리치는 위험한 인물이다. 예언자들은 대체로 그렇다. 그는 사목 활동 대부분을 런던의 이스트 엔드에서 보냈고, 거기서 그의 놀라운 저작들이 솟아났다. 슬프게도 그의 저작 대부분은 이제 읽히지 않거나 알지도 못한다(실은 피한다!). 영국 성공회가 점차로 신-국교주의가 된 탓이다.
이 때문에 지난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케네스 리치가 쓴 글의 선집을 편집한 데이빗 번치와 앵거스 릿치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제 그의 여러 유명한 저작과 편지, 논문들, 다른 글, 그리고 그의 초기 시까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선집을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다. 다른 글들을 빼야 하니까. 그러나 편집자들은 리치의 미출간 글들을 들춰볼 수 있었다. 이 자료들은 지금 이스트 런던 성 캐서린 재단에 보관된 것들로 계속 정리 작업 중이다. 이 책에서 여러 부분을 나누는 일도 어려웠으리라 생각한다. 모든 것이 연결된 리치의 만다라 같은 글들은 기도와 행동을 분리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이다.
나는 켄 리치와 같은 목소리가 오늘날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목소리는 내게 명백함과 정직함과 진리다움을 늘 되새기도록 했다. 물론 그의 목소리는 신랄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긴 했다.
그의 입장은 값싼 성상파괴주의가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싫어하는 장난감을 내팽개치는 어린아이가 아니라는 말이다. 바로 본다면, 그는 예언자다. 모든 이들, 특히 권력과 안정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한다. 그의 예언자적 목소리는 항상 성찬례를 중심으로 한 교회의 예배에 근거했다.
그가 지닌 사상의 주류는 무엇일까? 그것을 정확하기 요약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 제대로 이해한다면, 공교회주의(catholicism)는 명백한 일상 속에서 거룩함을 찾는 일이요, 역으로, 거룩함 속에서 일상을 찾는 일이다.
- 교회는 세상을 하느님의 창조 질서로 확신하면서 예언자적 증언을 하도록 부름을 받는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비판적으로 세상을 평가하고, 특별히 권력과 부의 자리에 있는 이들을 평가해야 한다.
- 그런데 이 비판적 행동은 영국 성공회가 지닌 ‘국교’라는 지위 때문에 늘 훼손된다. 그러나 바빌론이 가져다주는 위안은 시온을 향한 싸움과 양립할 수 없다.
- 기도와 관상, 성서와 성사에 끊임없이 기대는 일은 본질적이다. 급진적이 된다는 것은 사물의 뿌리에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참여와 행동에 더 깊이 관여할수록, 관상적 기도가 더욱 필요하다. 이는 이것 아니면 저것의 관계가 아니다.
- 우리는 사람들과 있는 그대로 시작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바라는 사람으로 그들을 변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책을 사시라! 그의 다른 책을 갖고 있더라도 말이다. 재빨리 읽거나, 차례대로 읽지는 마시라. (내가 보기에 5장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겠다. 리치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과 장소들에 대한 생각을 얻기에 좋다.) 그리고 그대가 지닌 그리스도교 신앙에 안주한다고 생각할 때마다 다시 읽으시라. 그래서 이 살아 있는 목소리가 그대를 휘저어서 늘 새롭게 하도록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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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The Revd Peter McGeary, http://goo.gl/q95TC
번역: 주낙현 신부
후원: 김종명 교우 (서울교구, 대학로 교회)
June 8th, 2011 at 12:33 am
방금 제 동생에게 신부님께서 글 하나 올리며 후원에 네 이름 올렸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너무 좋아하더군요. 동생을 대신해 응원과 감사의 맘 대신 전합니다. 이 글은 프린트해서 이따 밤에 동생과 함께 읽기로 했슴다~ 😉
[Reply]
fr. joo Reply:
June 8th, 2011 at 7:18 am
자캐오 / 제가 감사할 일이죠. 이렇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소극적으로 표시하고 전달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Reply]
February 16th, 2012 at 1:36 pm
[…] 케네스 리치 신부의 <<하느님 체험>>(Epxeriencing God, 1985)이라는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청림출판, 2011). 이 책은 웬만한 조직신학과 영성신학 입문서보다 훨씬 낫다. 갖추어 신학사전으로 쓸 만큼 내용과 색인이 풍요롭고, 영적 독서집으로 쓸 만큼 엄선된 인용이 빼곡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