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힘든 시절 – 사순절기 시작

사순절의 시작이다. 재의 수요일 미사는 학교 채플에서가 아니라 가까운 교회에서 가족들과 함께 드렸다. 재를 이마에 받고서 “기억하라,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는 선언을 듣는다.

영성체를 하는 동안, 교회의 Angel Band는 성당 뒤켠에서 만돌린을 튕기고 작은 북을 두드리며 Hard Times Come Again No More 를 불렀고, 자리에 돌아온 우리도 모두 따라 읆었다. 구슬픈 노래지만, 좀 발랄하게 연주하며 불렀다. 사순절 내내 부활의 희망을 키워내려는 것이리라. 어쨌든 어렵고 힘든 시절이다. 작은 이들에게 더욱 그렇다.

삶의 즐거움을 잠시 멈추고 삶의 많은 눈물을 세어 보세나.
우리 모두, 가난한 이들과 더불어 슬픔을 맛보며.

이번 사순절 기도와 묵상은 Episcopal Relief & Development 에서 내놓은 Peace & Compassion: 2009 Lenten Meditations을 길잡이 삼기로 했다 (링크에서 PDF 다운로드 가능).

7 Responses to “어렵고 힘든 시절 – 사순절기 시작”

  1. 로렌스 Says:

    사순시기 묵상자료가 어디 없을까 찾아보려던 차에 Peace & Compassion: 2009 Lenten Meditations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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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r. joo Says:

    로렌스 / 예, 짧지만 속을 많이 건드립니다. 사순 여정의 동반자가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참, 미국에 계시니, 책자는 교회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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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로렌스 Says:

    동명이인 로렌스 글 올립니다 ^^

    지난 재의 수요일에 들었던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는 말씀은 우리 인생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이끌어 주는 것 같습니다. 교회가 사순절기의 첫 머리에서부터 이렇게 묵직한 말씀을 들려주는 까닭은 인간이 사는 일이 허무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오히려 고통의 문제를 온몸으로 껴안고 살아가는 우리를 십자가 죽음으로 구원하시려는 마음과 죄 많은 우리를 돌보아 주신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깨닫도록 도와주려는 것에 그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런 생각을 어제 주일 11시 성찬례에서 교우님들과 설교시간을 통해서 함께 나누었더랬습니다. ^^

    여러가지로 삶의 여러 상황들을 다시 보게 되는 사순절기.
    이 복된 절기에 저는 성 안토니오의 말씀 하나를 잡아 묵상의 길잡이로 삼기로 했습니다.
    “매일 죽을 것처럼 산다면 죄를 짓지 않을 것입니다. 날마다 일어나면서 저녁때까지 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녁에 잘 때면 아침까지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우리 생명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우리 목숨은 하루하루 주님 손길에 맡겨져 있습니다.”

    사순절기에 갖는 성찰도 특별한 은총으로 여겨집니다.
    성찰로 끝나지 않고, 삶으로 옮겨가야 할텐데
    그 어느 때보다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리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여러가지 일로 분주하실텐데
    이런 때일수록 건강 돌보시는 일도 소홀하지 않으시기를 ..

    건강하세요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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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로렌스(KU) Says:

    안녕하세요? 또 다시 동명이인 로렌스입니다. 아주 가끔 가뭄에 콩나듯 이곳에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로렌스란 신명을 가진 분을 만나기가 그리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기에 더욱 반갑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이 곳을 알고 발걸음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혹 이름으로 인한 혼선이 제 탓인 것 같은 소심함에 앞으로는 이름 뒤에 제 이니셜을 써서 구분하도록 하겠습니다.
    복된 사순 되시길 기도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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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fr. joo Says:

    로렌스, 로렌스(KU)/ 두 분때문에 사순 여정의 시작이 외롭지 않습니다.

    사실 블로그 여정도 자못 외로운 처지였는데, 열심히 들러주시고 인사 나눠주시는 분들때문에 힘을 얻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참에, 그렇게 응원해주시고 도반이 되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다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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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seoulrain's me2DAY Says:

    서울비의 알림…

    “삶의 즐거움을 잠시 멈추고 삶의 많은 눈물을 세어 보세나.우리 모두, 가난한 이들과 더불어 슬픔을 맛보며….” — 주낙현 신부님의 사순절 묵상….

  7. 베땅이 Says:

    이번 사순절은 “기억하라,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라는 말씀이 가슴 깊숙히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소중한 나눔 언제나 가슴에 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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