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제8의 성사
제8의 성사 *
매리 케넌 허버트
무릎 꿇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유향 내음을 맡는다
때로 스테인드 글래스 창문을 바라보며
궁금해 한다. 만약에
천사들이 나를 응시하며
내 신앙심을 헤아려 보고 있다면
공동 기도서**를 집어
무심하게 몇 장을 넘긴다
또 한번
죄스럽게도 축복을 바라며
십자성호를 그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검은 옷에 예복을 입은 그 남자는 알까
내 지루한 발 하나는 안쪽에
다른 하나는 바깥에
그 문 사이에 걸쳐 있는 것을
스스로 용서하려 애쓰며
나는 이 시를 조심스럽게 접는다
세 겹으로 고이 접어
봉투에 넣는다
조심스레 봉인하여
그렇듯 우표를 붙이고
—
* Mary Kennan Herbert, “The Eighth Sacrament” (1998)
** The Book of Common Prayer 성공회 공동 기도서 – 역자 주
May 31st, 2010 at 9:19 am
트위터에서 릴케의 시 구절 하나를 접했는데, 마음에 깊이 각인되는 문장들이더군요.
지금 세상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
세상에서 이유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은
나 때문에 울고 있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중에서
추.
내일이면 선거네요…
정치에 대해, 선거에 대해, 투표행위에 대해 주신부님께서 한 말씀 주시면 참 좋겠는데 말이죠.
엉뚱한 댓글남겨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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