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Thursday, September 6th, 2007불성실한 블로그 관리로 그렇잖아도 적은 독자들마저 떠나갈 처지이니, 잠깐 변명하며 용서를 구해야겠다. 눈감아 달라는 이야기다.
가장 큰 원인은, 지난 3월말부터 진행하기 시작한 인터넷 프로젝트때문이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인터넷 공간에서 성공회에 대한 정보를 체계있고,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려보자는 오랜 생각을 시도해보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 블로그를 포함하여, 성공회 위키, 성공회 전례학 포럼, 성공회 카페 블로그를 포함하고 있으며, 다른 분들의 도움을 얻는다면 성공회 뉴스 포털까지도 확대해 볼 생각이다. 하지만 몸도 머리도 하나인지라 한꺼번에 할 수는 없는 노릇,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우선은 전례학 포럼을 정착시키는 일이 필요한 탓에, 여기에 신경이 많이가서 상대적으로 블로깅이 게을러졌다. 어쨌든 지난 6월에 있었던 전례학 포럼과 올 10월말에 있을 교구 전례 세미나를 위해서라도 손이 더 갈 수 밖에 없다. 자료들을 찾아 가공하거나, 번역해서 올리고 있으며, 토론 주제가 있으면 이를 진척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인터넷 포럼을 통하여 성공회 전례와 전례 생활에 관하여 신자들과 성직자들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었으면 한다.
다른 사소한 원인도 있으니, 다소 심리적인 것이다. 세계성공회에서 논란되는 몇가지 문제를 다룬 글을 관구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죄”로 거침없는 난타를 당했다. 늘 있는 일이려니 생각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내 안의 또다른 자아는 깊이 상처를 입었던 듯하다. 그런 처지를 알아차리지 않고 내 겉의 자아는 태연한 척했으니, 내 속의 자아는 몹시 서운했을 것이다. 결국 자꾸 주저하며 위축되었다.
내 나름의 건강한 신앙적 성찰에 기반하여 공정하게 드러낸 생각이었다는 믿음이, 막무가내인 공격 앞에서 스스로를 입막음하는 자기검열로 이어진 것은 아닌가 추측했다. 그게 마지막으로 내 자아가 스스로를 보호하려 했던 방편이었으리라고 나중에야 깨달았다. 그렇지 않아도 성직자들은 대체로 알게모르게 매우 엄격한 자기검열 기제를 작동시키고 살아간다. 사실 그렇지 않으면 성직자 노릇 못한다. 그러나 당토없는 윽박지름은 이 기제의 건강한 작동을 손상시킨다. 이는 개인적으로 몹시 괴로운 일이고, 교회로보면 매우 크고 불행한 손실이다.
다만 격려하시는 분들이 적지않았으니 그로 위안삼아 내 마음도 보듬고 일어서보려는 참이다. 그 와중에 다시 ‘기다렸다는 듯이 몰려와서’ 분탕질하신 익명의 ‘싸나이들’이 또 등장하기도 했다. 이쯤이면 내 마음도 마음이려니와 그들이 몹시 가련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이런 여러 것들을 손대다보니 블로그와 다른 프로젝트들의 차이와 경계가 혼란스러워졌다. 블로그 방향을 어느 쪽으로 잡아볼까? 이런 생각만 하다가 정작 글을 못 올린 것이다. 가닥잡히는 바로는 이곳에는 개인적인 생각들과 몇몇 이야기 소개와 나눔으로 이어볼까 한다. (두고보지 뭐.)
한줌도 안되는 비아메디아 블로그 독자 여러분, 이 구차한 변명으로 나를 용서하시려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