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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권위 재고 – 은퇴한 리차드 할러웨이 대주교

Sunday, April 15th, 2001

리차드 할러웨이 대주교”이제 교회는 변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사적인 생활 위에 군림하려던 권위는 이미 죽어가고 있는 것이므로 과감히 버려야 한다. 또 교회는 다원주의 세계 안에서 상대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이 발언의 주인공은 최근 스코틀랜드 성공회 관구장을 은퇴한 리차드 할러웨이 대주교이다.

리차드 할러웨이 대주교는 최근 카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성공회 내의 동성애 신자들의 모임 주제 강연을 위해 카나다에 왔다. 이미 여러 권의 신학 서적을 펴낸 저술가이자 영국 BBC 방송의 주요 인터뷰 대상이었던 그는 카나다 성공회 공식 기관지인 앵글리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이 교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내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어린이 성학대와 갖가지 성폭력, 그리고 권력의 남용이 팽배한 현시대에서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하면서 이 시대를 부합하는 교회의 모습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개인적인 윤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한다. 누군가가 이런 결정에 간섭하려 한다면 그것은 정당성이 있는가? 우리는 나름대로의 성적인 지침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지니며 누리고 있는 생활을 뿌리뽑으려는 것은 정당한가? 예를 들어 동성애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태도가 그렇다.”

할러웨이 대주교가 보는 문제는 이렇다. 지금 교회는 “전 근대적이며, 가부장제의 모습”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사회는 이미 탈 근대적이며 동성애와 낙태 문제 등에 대해 어느 정도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1998년 람베스 회의에서 아프리카 주교들이 동성애 문제를 두고 성서가 이를 정죄하고 있다며 격렬하게 반대한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동성애 문제가 세계 성공회의 “패러다임” 문제라고 보면서, 1998년 람베스 회의의 결과는 “지독한 동성애 혐오증”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태도는 지극히 시대착오적이며, 성서에 대한 우상숭배적인 접근 태도이다. 성서가 절대적이 되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미 우리 교회에서는 여성을 사제로 서품하지 않았는가? 동성애를 인정하자는 견해를 반대하는 이들에게는 차이와 다름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볼 때 동성애에 대한 두려움은 우스운 일이다.”

이 문제는 성공회가 성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좀더 깊은 문제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아주 잘 알려진 심리학적인 현상인데, 즉 자신 안에 있는 불편한 그림자를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는 현상인 것이다. 세계 성공회 안에는 함께 다뤄야 할 크고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 문제들을 제쳐두고 특정 집단(동성애자)에게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신학의 심리학인 것이다. 이러한 투사의 심리는 신학과 성서의 본질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을 방해한다. 즉 우리가 신학과 성서의 본질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할 수 있고, 이를 이해할 수 있는 확실한 길이란 없으며, 그러므로 성서와 신학도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이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덮어버리려는 태도인 것이다.”

할러웨이 대주교는 이어서 교회는 전통과 변화의 균형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주교들은 전통을 보존하려고 노력하다가 결국에는 전통을 마비시킬 수 있으며, “용기있는 결정이 필요한 순간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통을 보존하는 유일한 길은 바로 변화를 용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일에 교회에 나가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이것은 구식이다. 물론 이것은 그리스도교적인 관점 가운데 하나이다. 죽음 이후에 구원이 있다는 믿음인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교회에 나가는 것은 천국에 가는 여권이 된다는 말이다.” 그는 또 지옥이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나는 그리스도교에 남아 있는 유효한 힘이 있다면, 이 세상에 대한 긍정이요, 이 세상의 삶을 좀더 낫게 변화시키라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세상을 가치없고 비천한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세상의 가치를 제대로 깨우쳐주는 일이 그리스도교의 일이다. 나는 지난 10년 동안 급진적인 신학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그러면서 도덕적인 논쟁에서 하느님을 언급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느님은 인간이 벌이는 카드놀이에서 아무 때나 던질 수 있는 빅카드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리스도교회는 ‘내 방식대로 하지 않으면 너는 지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윽박질러왔다. 해리 윌리암스는 종교는 광기가 어려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해리 윌리암스의 말이 옳다면, 지금까지 종교인이요 대주교로서 봉사해온 할러웨이 자신은 어떠한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도 이 때문에 자주 고민한다. 나도 경우에 따라서는 자비와 선을 보이지 못했던 것 같다. 지난 40년간을 돌이켜 보면서 가끔 자신이 지휘했던 전쟁의 윤리에 대해서 고민하는 은퇴한 장군의 처지와 같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정하고 잘못 적용된 그리스도교를 ‘구입해서’ 이용한 적은 한번도 없다. 실수도 있었지만 나는 그리스도교가 자비로우며 열려있고 포용적이며 그러면서도 확신이 있는 가르침이 될 수 있다고 믿어왔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나는 인생을 허비한 꼴일 될 것이다.”

오늘날의 교회와 그리스도교가 시작했을 때를 비교해 달라는 요청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예수님께서 교회를 의도하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방식은 더욱 아니었을 것이다. 예수님은 지극히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분이셨다. 그분은 참된 인간성을 폭발해 내셨다. 우리는 그 폭발의 항구적인 잔향이다. 하지만 그분이 주교직을 비롯해 여러 가지 조직을 만들려고 세상에 오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조직은 역사적인 전개의 한 부분이다. 이런 것에도 진리가 있고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런 조직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오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것들은 그분을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고 그분에게 장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Anglican Journal)

영국 성공회, 천주교의 영성체 금지령 철폐 촉구

Sunday, April 1st, 2001

영국 성공회 주교들은 최근 천주교가 성공회 신자들에게 영성체를 금지하는 규정을 없애라고 촉구했다. 지난 30년에 걸쳐 진전된 양 교회 사이의 친밀감에도 불구하고, 천주교 신자가 아닌 그리스도인들은 아직까지 성찬례에 참여해서도 축성된 성체와 포도주를 먹고 마실 수 없다.

영국성공회 관계자는 이에 관련된 공식 문서인 “성찬례 : 일치의 성사”를 발표하고, 지난 1998년 영국과 아일랜드 천주교 주교들이 공동 발표한 문서 “한 빵, 한 몸”에 대하여 정중하면서도 분명하게 대응했다. 현재 영국 천주교 웨스터민스터 대주교로 있는 머피-오코너 추기경이 의장으로 있는 위원회의 결과인 이 문서에 따르면 다른 그리스도교단의 신자들이 천주교 사제로부터 영성체를 할 수 있는 조건은 “임종 시에나 그밖에 중대하고 급박한 상황에서만 가능하다”고 못박음으로써 평상시 성찬례를 통해서는 영성체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문서는 성찬례가 그리스도교의 예배 행위의 핵심으로서 “교회와 완전한 상통을 이루고 있는 이들에게 적절한 성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반해 영국 성공회는 공식적으로 “성찬례로의 환대”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즉 성공회 신자가 아니더라도 교회 안에서 영성체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영국 성공회의 대응과 관련하여 이스트 앵글리아의 천주교 주교인 피터 스미스는 “성공회의 이 같은 대응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성찬례야 말로 우리 믿음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우리와 함께 교회의 가르침을 받고 지도를 받는 사람은 영성체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표리부동의 사람일 것이다”고 말했다. 성공회의 여러 주교들은 또 1998년 문서에서 타 교단 신자와의 결혼을 두고 “가정 생활의 일치에 방해가 되는 행위”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영성체 참여의 차별 정책은 서로 다른 교단에 소속된 가족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 총리인 토니 블레어의 경우, 자신은 독실한 성공회 신자이지만, 부인인 체리 여사는 천주교 신자이다. 그래서 가족이 모두 그레이트 미센든에 있는 천주교 미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런데 토니 블레어는 영성체에 참여할 수 없고, 체리 여사는 참여한다. 1996년 토니 블레어는 하이베리에 있는 천주교 미사에 참여하여 영성체에 참여한 일이 있었다. 그의 대변인은 당시 “토니 블레어의 행동은 천주교 신자가 되겠다는 뜻이 없으며, 천주교가 영성체를 금한다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이 일로 성공회와 천주교 양측에서 비판을 받았다. 교회 법규를 어긴 행위라는 것이었다. 그 후로 블레어 총리는 천주교 미사에서는 영성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편 캔터베리 대주교도 이러한 조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위이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하며, 양 교회의 관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말했다. 신앙과 직제 위원회의 의장인 존 힌드 주교도 성공회 사제들은 어느 누구도 영성체를 기다리는 사람을 내쫓지 않을 것이라며 천주교의 이 같은 태도를 비판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머피-오코너 추기경은 “이를 통해 결국에는 완전한 상통으로 가게 될 과정 속에서 나오는 불일치를 묵상할 수 있다는 것이 곧 양 교회가 누리는 친교의 표지가 아니겠느냐?”며 모호하게 해명했다.

성공회와 천주교는 지난 1966년 마이클 램지 캔터베리 대주교와 교황 바오로 6세의 역사적인 만남 이후로 성공회-로마가톨릭 국제위원회를 마련하여 양 교회 간의 가교를 만들어 차이를 극복하는데 노력해왔다. 이 위원회의 합의 문서 중에는 성찬례에 대한 합의 선언도 포함되어 있다. (The Sunda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