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일상' Category

양심적 병역거부와 평화주의

Tuesday, September 18th, 2007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 조치를 계기로 소수자의 인권 보호가 확대되었으면 한다.

6-7년 전인가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른 바 “기독교계”의 많은 이들은 이런 주장과 생각을 적극 반대했다. 아마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부분이 “여호와 증인”이었다는 탓도 있었으리라. 나는 우리 교회 안에서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발전시켰으면 해서 성공회 신문에 짧은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아무리 뒤적여봐도 찾을 수가 없다. 그 글은 내 군복무 생활 중에 만났던 여러 여호와 증인 재소자들과 나눈 대화와 경험에 기반한 글이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교회가 평화주의 문제를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몇년 전 어느 분이 게시판에 성공회 작가인 C.S. 루이스의 전쟁관에 물어 본 김에, 정당한 전쟁론과 평화주의의 문제를 짤막하게 짚어 본 적이 있었다. 게시판 글들을 블로그에 옮기려는 계획이 미뤄지기에, 우선 이곳에 링크하여 둔다.

성공회, 평화주의, C.S.루이스,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

기도에 대하여

Monday, September 17th, 2007

“하느님께서는 많은 말이 아니라, 마음의 순결함과 통회의 눈물을 보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은총에서 영감을 받은 열정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동체에서는 늘 기도가 짧아야 합니다.” – [베네딕도 규칙] 20장

이름풀이

Wednesday, September 12th, 2007

내 이름은 현(炫)이다. 낙(락:洛)은 이른바 형제와 나눠쓰는 항렬 이름, 세대 이름이다. 원래 “락현”이라고 쓰고 불렸는데,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성도 아닌 것에 두음법칙을 적용하여 “낙현”이라고 고집해서 그리하고 말았다. “주라켠”이 그나마 듣기 나은데…

아버지는 형을 찬(燦:빛나다)으로 이름 짓고, 그 화(火)변을 따라서 같은 의미의 현(炫: 밝다)을 내게 붙여 주셨다. (이름에서 그리 잘쓰이지 않는 한자다.) 빛나는 물, 밝은 물이 우리 형제의 이름 뜻이다. 다만 형은 그리 빛나게 살지 않고, 나도 그리 밝게만 살고 있지 않으니, 돌아가신 아버지께 죄송할 따름이다. 당신 삶이 빛이 없고 밝지 못해 자식들에게서나마 그런 희망이 이뤄지길 바라셨을 텐데.

아버지의 지혜를 본받아 내 아들 딸 이름도 그렇게 연결해 보았다. 요한과 한나는 성서에서 곧장 따온 이름이지만, 요한(耀翰)은 “빛나는 날개, 혹은 붓”이 되면서 동시에 성 요한의 상징인 “독수리”를 뜻하도록 했고, 한나(翰娜)는 “재빠른 날개, 혹은 아름다운 날개”로 이름하면서 “한”(翰)자를 나누어 같은 뜻을 갖게 했다. 좋아하는 요한의 복음과 한나의 기도 탓도 있었다. 이들에게 소망과 축복을 담아 이름하였으니, 그런 삶을 꾸려가길 바란다.

훗날 나처럼 아이들이 자기 삶을 이름에 비추어 내게 죄송해할까? 그럴 것 없어. 아비는 그 이름 주면서 축복하는 것만으로도 너희로부터 이미 넘치게 받았으니까.

이름과 달리 “길게”(永) 사시지 못한 아버지가 그리운 조용한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