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일상' Category

전례 세미나 준비…

Saturday, October 6th, 2007

10월말 서울교구에서 있을 전례 세미나 준비 중. 정해진 얼개와 흐름을 다시 검토하고 그에 따른 자료 찾아 읽기. 우리말로 된 마땅한 자료가 부족한 처지이니, 간명하면서도 깊고, 풍부한 신학적 원칙들을 사목적 현실과 연결시키는 자료들을 선별하기. 번역하기. 그 와중에 세미나 청중들의 처지와 요구를 듣기 위해서 통화. 그 통화는 교회와 성직자들의 처지와 상태에 대한 염려로 길어지고…

오늘은 일단 “공동 기도를 위한 교회 – 예배 공간에 관한 선언”의 번역을 밤늦게야 마치고, (교정-편집-발송은 나중에…)

내일은 하루 종일 있을 “국제 프란시스칸 심포지움: 프란시스칸 전통에서 바라본 세계화 문제”에 참석해야 한다.

진리를 찾는 가슴을 위하여

Thursday, October 4th, 2007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로완 윌리암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20세기에 가장 위대한 성공회 인물”로 칭한 오스틴 파러 (Austin Farrer, 1904-1968) 신부의 글 모음(The Truth-Seeking Heart)과, 아예 장서로 비치해 다시 꼼꼼히 읽어보려는 프랑스 전례학자 루이-마리 쇼베(Louis-Marie Chauvet) 신부의 책(Symbol and Sacrament)이다.

공부를 핑계삼다가 마음살이가 저으기 궁핍해졌다. 아마 그래서 요즘 일이 손에 잘 안잡히는 모양이다. 생활 방식과 더불어 독서 방식과 분야들에도 좀 여유와 균형을 줘야겠다 싶은 참에, 사제로서 신학과 신앙과 사목적 삶의 일치를 그 학문과 생활로 보여주었노라고 기억되는, 그러나 대체로 잊혀진 오스틴 파러 신부를 읽어보면서 이 마음의 핍진함을 다스려 볼 수 있을까 한다.

독서 분야를 학문적 독서(전례학, 성공회 신학, 인접 학문)과 영적인 독서(성서, 기도서, 영적 독서집), 그리고 기타(문학, 좋은 칼럼, 블로그)로 대충 구분했었다. 그런데 파러 신부의 책 편집자는 그의 삶의 성격을 원칙적인 세 단어로 정리해 두었다.

  • 엄정하고 지성적인 정직성 (honesty)
  • 개인적이며 공동체적인 깊은 겸손 (humility)
  • 진리와 복음에 대한 강한 확신 (confidence)
  • 이 덕목들은 이 글모음을 성공회 전통의 신앙적 세 기준인 성서, 전통, 이성으로 주제 분류된 책 내용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신앙적 확신 – 성서(복음)
  • 전인적인 겸손 – 전통
  • 지적 정직성 – 이성
  • 이런 점들을 다시 원칙으로 삼아 독서 분야를 정리하고 이를 또 하루 생활에도 이어야 할테다. “진리를 찾는 가슴”(the truth-seeking heart)을 위하여.

    “아니오”라고 말하기

    Wednesday, September 26th, 2007

    부탁이나 일거리에 항상 “예”라고 말하도록 강요받는 시대이거나, 스스로 강요하는 일이 적어도 성직자들에겐 빈번하다. 교인들의 요구나, 친구들의 부탁, 가족 일, 이런 일 저런 일 등에 항상 “그래”하고 받아들여야 미덕인 양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일의 효과도 없을 뿐더러, 일에 치여 결국 탈진하고 마는게 다반사. 일도 안되고, 자신도 지치고, 급기야 욕까지 먹게 된다. 이거 신앙적인게 아니다.

    바바라 브라운 테일러는 이렇게 말한다.

    “No, 아니오”라고 말하도록 배우는 건 우리가 “yes, 그래” 하며 조심스럽게 받아들여 키워왔던 것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방법이다. 하찮은 신들(gods)에 대해서 “아니오”라고 말하는 건, 하느님께 “yes, 그래요”라고 말하는 한 방법이다. 한 이웃에게, 적어도 다음 차례까지는,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그래요”라고 말하는 한 방법이다. “그래요”라고 말하려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보다 “그래요”라고 말하는 것이 늘 만족스러운 것이 될 때, 이 둘은 하느님께 다가가려는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룩한 말들이 될 것이다.

    via The Christian Centu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