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성공회 주교원 성명서

September 25th, 2007

미국성공회 주교원(House of Bishops)이 9월 19일부터 25일까지 뉴올리언즈에서 열렸다. 지난 2월 탄자니아에서 열린 관구장 회의가 올해 9월 30일까지 현재 세계성공회의 갈등과 논란에 대한 미국성공회 “주교원의 답변”을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로완 윌리암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이 모임에서 미국 주교들을 만났고, 몇몇 관구장들과 세계성공회협의회 관계자들도 다녀갔다. 주교원 내부에서도 옥신각신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리오 그란데의 현직 주교는 주교직을 사임하고 성공회를 떠나 천주교로 간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이런 진통 끝에 오늘 주교원의 성명서가 나왔다. 성명서는 친절하게 내용을 요약하고 자세한 토론 사항을 뒤에 덧붙였으나, 요약만으로 그 내용이 분명하니, 그것만 옮기면 이렇다.

주교원은 우리 세계성공회 동료들에게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드린다. 이 답변이 계속되는 대화의 과정에서 한단계 전진하기 위해 분명한 요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미국성공회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공동으로 식별하는 일은 신자들, 주교들, 사제들과 부제들의 활발한 협력 속에서 이뤄진다. 그러므로 이 식별 과정에서 의장 주교, 실행위원회, 관구 총회를 포함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우리는 2006년 관구 총회의 결의안 B033 (주교의 선출)을 재확인한다. (이 결의안은) 치리권을 갖는 주교들과 상임위원회들이 “전체 교회에 도전이 되고 세계성공회에 긴장을 가져다 줄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는 어떤 주교 후보의 성품에 동의하지 않도록 자제한다”는 것이다.
  • 우리는 하나같이, 동성간의 결합을 축복하는 공적인 예식을 승인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
  • 우리는 우리 의장 주교의 “방문 주교”안을 지지한다. (역자 주: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 관할 주교의 치리를 받지 않고자 하는 교회를 위한 주교 대리를 말한다.)
  • 우리는 우리 교회의 헌장과 법규에 부합하는 형태로 의장 주교가 전 세계 성공회와 협의 체계를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
  • 우리는 세계 성공회 전체를 통해서 “경청 과정” (역자 주: 동성애 문제와 관한 각 교구들의 의견과 동성애자들의 경험에 대한 경청)의 실행이 증진되어, 2008년 람베스 회의에서 그 진행 내용을 2008년 람베스 회의에서 보고하기를 촉구한다.
  • 우리는 람베스 회의에 뉴햄프셔의 주교(역자 주: 진 로빈슨 주교)를 초대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한 캔터베리 대주교를 지지한다.
  • 우리는 동성애자(게이-레즈비언)들의 시민적 권리와 안전, 존엄성을 위해 단호하고 적극적으로 헌신하기를 촉구한다.
  • 이 선언서는 첫머리에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공동의 삶 속에서 “찢어진 천을 깁고자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고린토전서 9:23을 인용했다.

    “나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그들과 다 같이 복음의 축복을 나누려는 것입니다.”

    주교원이 인정하듯, 이것은 미국성공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 “주교원”의 입장이다. 주위의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생각들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다. 최소한 미국성공회에서는 주교원이 독자적으로 사안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 그런데 왜 관구장 회의는 미국성공회의 전체의 생각을 말해달라고 하지 않고, “주교원”의 대답을 시한을 못밖아 요구했을까? 이 성명서를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걸로 또 한참이나 여기 저기서 떠들게 됐다.

    그러나 이들의 싸움과 반응에 식상한 지 오래인 나는, 고통스러운 힘의 갈등 속에서 고린토전서 9장을 통해서 그 번뇌를 지혜롭게 표현했던 바울로 성인의 목소리에만 귀기울이고 싶다. 바울로의 마음이 주교원의 번뇌라면 그 진정성과 용기와 함께 가야 할테다.

    이번 주 금요일 캘리포니아 교구에서 마련한 전체 성직자 회의에는 미국성공회 의장 주교캐서린 제퍼츠 쇼리 주교가 와서 이 주교원 회의의 결과와 그 이후 계획을 설명하고 성직자들과 토론을 벌일 것이다. 잠시 귀동냥하러 1시간 반이나 운전하여 찾아가야 할까?

    양심적 병역거부와 평화주의

    September 18th, 2007

    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 조치를 계기로 소수자의 인권 보호가 확대되었으면 한다.

    6-7년 전인가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른 바 “기독교계”의 많은 이들은 이런 주장과 생각을 적극 반대했다. 아마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부분이 “여호와 증인”이었다는 탓도 있었으리라. 나는 우리 교회 안에서 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발전시켰으면 해서 성공회 신문에 짧은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아무리 뒤적여봐도 찾을 수가 없다. 그 글은 내 군복무 생활 중에 만났던 여러 여호와 증인 재소자들과 나눈 대화와 경험에 기반한 글이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교회가 평화주의 문제를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몇년 전 어느 분이 게시판에 성공회 작가인 C.S. 루이스의 전쟁관에 물어 본 김에, 정당한 전쟁론과 평화주의의 문제를 짤막하게 짚어 본 적이 있었다. 게시판 글들을 블로그에 옮기려는 계획이 미뤄지기에, 우선 이곳에 링크하여 둔다.

    성공회, 평화주의, C.S.루이스, 그리고 양심적 병역 거부

    기도에 대하여

    September 17th, 2007

    “하느님께서는 많은 말이 아니라, 마음의 순결함과 통회의 눈물을 보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은총에서 영감을 받은 열정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동체에서는 늘 기도가 짧아야 합니다.” – [베네딕도 규칙] 20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