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13th, 2005
“…그래서 나는 지금 당신께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죽었을 때 나는 세상에 안전한 곳이란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나는 거짓 신들에게 비는 일은 하지 않을 겁니다.
안전한 곳은 없지요. 하지만 쓸쓸함이 있는가 하면 기쁨도 있습니다.
사랑이 있는가 하면 인생에는 위험도 있지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있고 싶어요.
우리에게 단 한번의 기회 밖에 없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이 편지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제 나는 이 사랑스럽고도 쓸쓸한 세상 속에서 당신을 찾아 다닐 겁니다.
멋지게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는 곳에서,
어느 어두운 벼랑 끝에서,
혹은 작은 호숫가에서,
멀리 아침 안개에 덮인 도시 속에서
나는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어서 곧 오세요.”
Sara Maitland, “Dragron Dreams,” Angel Maker: The Short Stories of Sara Maitland, Henry Holt & Co; 1st ed edition, 1996.
Posted in 번역 | No Comments »
February 24th, 2005
늦은 감이 있지만… 작년 성탄절 직후에 아시아에 덮친 쓰나미로 인한 참상은 실로 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이 우리에게 먼 나라 일로만 잊혀지고 있을 때, 느닷없이 튀어나온 “비기독교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운운하는 일들은 그야말로 경악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격월간 “공동선”에서 펴내는 특집의 꼭지로 싣도록 로완 윌리암스 대주교님의 신문 기고 글을 번역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인 것도 이런 혼동과 경악이 겹치는 지점에서 신앙인이 가져야 할 태도라는 것이 무엇일까를 다시금 생각해야겠다는 까닭이었습니다. 출간일에 맞추어 인터넷에 게재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공동선 관계자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계속 읽기…)
Posted in 뉴스, 번역 | 1 Comment »
December 16th, 2004
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이 지난 13일부터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어 15일에는 “국가보안법폐지를 위한 대한성공회 대책위원회”가 마련되어 이를 지지하며 성탄 전야 24일까지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고 결의했다.
태평양 건너 있는 처지라 그분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기도라는 연대의 틀이 있다는게 감사하다. 눈에 선한 국회 앞 천막 농성장 찬바닥에서 성무일과로 단식과 농성과 기도의 삼위일체를 만들어내는 신부님들은 역시 삼위일체 신앙인들 답다.
오늘은 복음서 독서를 통해서, 분열 속에서 증오를 키우는 일들에 대한 단호한 거부와 함께 예수님처럼 세상의 아픔에 대한 “예민함”과 치유에 대해서 속내를 나누었고, 대림절기의 기대처럼 “평화”에 대한 아름다운 희망을 펼쳐내며 그 희망의 주인공들은 오늘도 배를 비웠다.
또한 두려움과 공포가 곧장 권력의 횡포와 폭력의 다른 이름이라는 깨달음을 통해서 여전히 거꾸로 가려는 과거 권력자들의 어처구니 없는 생떼쓰기와 여기저기 포진한 목쉰 교회 권력자들의 불안함을 간파하며 안스러워 했다.
함께 나눈 복음 묵상의 끝에 단식 끝나고 나서 가장 먹고 싶은 음식 이야기로 서로를 달래며 웃음으로 허기를 채우는 그 여유로운 얼굴에서 나는 여전히 예수님을 본다. 국가보안법이 휘두르는 공포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도사린 자기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더 무섭다. 그 두려움이 죄의 실상이요, 억압의 실상임을 꿰뚫어 보신 분이 예수님이시다. 그 다름들을 넘어, 아니 오히려 이를 축하하며 서로들 둘러 앉아 토닥이며 격려하며 훌훌 자유롭게 걸리지 않고 살아가는 넉넉함을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찬바닥 천막 속의 신부님들은 내 안에 따뜻하게 자리 잡고 계시다. 먼 세월이었지만 예수님의 그 넉넉함과 자유로움이 나를 감싼다.
Posted in 일상 | No Comm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