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뉴스' Category

캔터베리 대주교 부활절 영상 메시지 2009

Saturday, April 11th, 2009

알렐루야,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로완 윌리암스 캔터베리 대주교님의 부활절 영상 메시지입니다. 성주간과 성삼일(Holy Triduum), 그리고 부활밤으로 이어지는 전례를 되새기며, 부활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와 은총을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부활의 은총과 기쁨이 모든 분들에게 넘치기를 바랍니다.

관구장 회의?

Monday, February 2nd,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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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ve Walker

도대체 관구장 회의(Primates Meeting)란 무엇인가? 세계 성공회의 일치의 도구 가운데 하나로 일컬어지는 이 모임이 현재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열리고 있다(2009, 2.1-5). 세계성공회는 그 안의 다양한 교회의 일치를 위해 캔터베리 대주교(직), 람베스 회의, 세계성공회협의회(ACC), 그리고 관구장 회의를 일치의 도구라고 선언해 주었다. 그 가운데 가장 역사가 짧고 그 존재 가치가 의심스럽게 등장한 것이 다름아니라, 관구장 회의이다. 그런데 이게 지난 십여년 사이에 가장 맹위를 떨치는 집단이 되고 있다. 그저 성공회 간 협력 관계를 위한 사교 모임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출발했던 모임을 이제 세계 성공회의 일치와 분열을 가름하는 잣대로 삼으려는 이들 탓이다.

교회 전통으로나 교회법 상으로나 성공회는 대체로 교구 중심으로 그 교회의 단위와 치리, 그리고 자율성을 구가해 왔다. 최소한 성공회 안에서는 모든 교구와 그 교구장인 주교들은 평등하다. 캔터베리 대주교 역시 세계 성공회의 일치의 상징일지라도, 그는 [동등한 가운데 으뜸](primus inter pares)일 뿐이다. 그런데 관구장들은 이런 오랜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 최소한 지난 몇십년간 관구장들은 그 직함에서나 그들의 집단적인 행동을 통해서, 힘겹게 지워가고 있는 교회의 권위주의적 위계 질서를 역사에 되살려 내고 있다. 관구장이라는 허명에 집착하는 이들을 여럿 보았고, 다른 지역 주교들에게 엄포를 놓으면서 람베스 회의 참석을 막아서는 일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일도 들었다. 아마 자리와 허명에서 권위를 얻어보자는 욕심이 이 사교 모임을 공룡으로 만들었을게다. 개인의 허영심은 끼리끼리 모이면 큰 힘이 되곤 한다.

지난 람베스 회의에서 대부분의 주교들은 이런 관구장 회의의 헛된 권위주의에 매우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지만, 막무가내다. 람베스 회의를 훼방했고, 캔터베리 대주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겠노라 선언했고, 아예 그가 집전한 성찬례에서 영성체도 하지 않았던 이들이 여럿이었다. 관구장 회의를 일치의 도구는 커녕, 분열의 도구로 정착시켜려는 이들이었다. 그런데 무슨 낯으로 모여 들었는지 모르겠다. 하긴 낯두꺼운 관구장 회의니까. 그러니 이런 냉소의 대상이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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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대주교 성탄절 메시지 2008

Monday, December 15th, 2008

캔터베리 대주교 성탄절 메시지 2008

인간 존재는 그 안에 남겨진 대로 모든 형태에서 하느님을 닮아 있습니다. 물론 고대 그리이스나 고대 이집트처럼 신의 모습을 소년으로 표현한 한 두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에 대한 관념을 아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이는 아무런 힘도 지배도 없는, 전적인 의존의 모습이요, 금방 부서져버릴 것 같은 모양입니다. 여러분이 이 점을 생각해 본다면, 여전히 충격적일 것입니다. 이는 또한 우리에게 깊은 도전을 가져다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완전한 인간의 삶 속에서 당신을 드러내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인간 실존의 매 순간 – 잉태되어 자라나, 심지어 죽음에 이르는 단계 – 은 원칙적으로 하느님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다는 점을 알려 주셨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배우는 것과 그분의 삶이 만들어 놓은 것은 유일한 것이지만, 그 삶은 여전히 우리가 모든 다른 사람의 삶을 다르게 바라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안에는 어떤 무엇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하셔야 할 말씀을 소통하도록 만듭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각자 안에 있는 하느님의 형상입니다. 이는 오직 예수 안에서 완벽하게 드러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모든 조건, 모든 존재의 단계에 있는 인간 존재에 대한 경의를 보여야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인간 가족의 일원이 아니라거나, 장애와 손실을 입은 사람들이 여느 사람의 권리보다 낮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어떤 생명이 마지막에 가까워, 어떤 자유 의사를 전달할 가망이 보이지 않더라도 인간의 생명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심으로 우리는 어린이들의 안녕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세계를 둘러 어린이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노라면, 우리가 대체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큰 분노와 저항이 치밀어 오르게 하는 일이 널려 있습니다. 올해 영국에서는 유년 세대에 대한 여러 공적인 토론이 있었습니다. 조사 연구에 따르면 이곳의 많은 어린이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결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혼과 가정의 붕괴, 그리고 가난과 채무가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불균형 처우, 그리고 그 밖의 여러 문제들 탓입니다. 우리는 오랜 동안 성공회와 일해온 어린이 협회의 도움을 받아 새해에 이 전국적인 조사 결과를 출간하여 ‘좋은 유년기’에 대해서 사람들이 생각하도록 하려 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는 훨씬 끔찍한 일을 목도합니다. 아프리카 여러 지역과 스리랑카에는 여전히 어린이 군인이 배치되고 있으며, 에이즈로 한 세대 전체가 죽어가고 나이든 사람들과 어린 사람들만 남는 처지에서 어린이들이 처한 짐은 무겁습니다. 콩고와 중동과 같은 갈등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의 운명과, 어린이 피난 시설과 망명 시설에서 어린이들에게 가해지는 비상식적인 처우들을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갓난 아기를 보나, 그분이 그 아버지의 왕좌에 앉으리”라고 성탄 성가는 노래합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베들레헴의 그 아기는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속에서 다시 오실 바로 그분입니다. 그분의 형상을 지니고 있는 세상의 어린이들이 학대당하고 그 존엄성을 손상당하고 있는 처지를 용인한다면, 우리가 장차 어떻게 그 분 앞에 설 수 있겠습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주간에, 영국 사회는 한 어린 아기의 충격적인 살해 소식에 당혹해 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는 여러 학생들과 영국의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아우슈비츠 죽음의 수용소를 순례했습니다. 여기에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참혹한 모습들이 남겨져 있었는데, 유대인 어린이들이 집단으로 살해당한 장면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이들을 죽인 사람들이 어린이들의 시체에서 거두어낸 장남감과 옷가지들이 지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성탄절은 어린이들을 향한 우리의 태도와, 지금 우리 사회 안에서 어린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다시 생각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무한하시고 전능하시는 하느님께서 갓난 아기의 그 나약하고 상처입기 쉬운 모습 안에 오셨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이 경멸당하고, 착취당하고, 심지어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상황으로 몰아 넣는 세상의 모든 일들에 대해서 매우 심각한 의문을 제기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의 시기 속에서 이 손실의 대부분을 짊어지고 나갈 사람들은 이 가장 힘없는 이들일 것입니다. 베들레헴의 거룩한 아기는 우리에게 이렇게 요구합니다. 혼신을 다하여 이에 저항해야 한다고. 풍요로우셨지만, 우리를 위하여 가난한 이가 되셨고, 힘없는 이들과 함께 힘없는 자가 되셨던 바로 그분을 위하여. 바로 그 때 그분은 그분의 자비와 풍성한 은총으로 우리를 들어 올리실 것입니다.   

성탄과 새해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 로완 윌리암스, 캔터베리 대주교

(Translated by the Rev’d Nak-Hyon Joo)

* 이 성탄절 메시지는 세계성공회사무소(런던)의 요청으로 주낙현 신부가 번역하여 세계성공회 웹페이지와 한국성공회 신문에 공식 게재됩니다.

* 원문: http://www.aco.org/acns/news.cfm/2008/12/15/ACNS4548